린버크, Heads Up 연장연구, 24주 듀피젠트 후 유효성 확인
지난해 시빈코도 앞선 듀피젠트 치료 관계없이 일관성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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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치료 기전 간 교체 처방의 근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분야에서 인터루킨(IL) 억제제로 치료 중인 환자를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치료로 이어갔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결과가 잇따라 공개된 것.

현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IL 억제제인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독점하던 시장에 JAK 억제제인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와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가 도전하는 구조다.

후발주자인 JAK 억제제는 경구제라는 편의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를 장점으로 듀피젠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듀피젠트는 선발 주자라는 장점이 공고하다.

일찍부터 거듭하고 있는 임상연구는 물론 리얼월드에서 쌓이고 있는 데이터도 듀피젠트의 장점이지만, 이미 듀피젠트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경우 JAK 억제제로 처방을 변경할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듀피젠트는 JAK 억제제들의 등장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듀피젠트는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지난해 1,052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21년 772억 원 대비 36.3% 급성장했다.

린버크가 아토피피부염에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 여러 적응증 처방을 모두 더해도 1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있다.

국내 표시가격 기준으로 1년 치 약제비가 1,000만 원 이상, 산정특례를 적용한 환자부담금으로 계산해도 100만 원 이상 차이 나는 데도 듀피젠트의 시장 방어가 돋보이는 결과다.

이 상황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JAK 억제제들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듀피젠트를 사용하던 환자에게 JAK 억제제 치료를 이어갔을 때 효과와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리얼월드의 처방 트렌드나 각국의 보험 기준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Heads Up 연장연구서 듀피젠트→린버크 전환 유효성·안전성 확인

린버크 제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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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피부과학회지(JAAD)에는 린버크와 듀피젠트를 헤드-투-헤드 비교한 Heads Up 임상 3상의 오픈라벨 연장 연구 결과가 실렸다.

Heads Up 연구는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린버크 1일 1회 30mg와 듀피젠트 2주 1회 300mg를 1:1로 비교해 16주까지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16주차에 습진이 75% 개선된 EASI75 달성된 비율이었다. 연구 결과 린버크군의 EASI75 달성률은 71%, 듀피젠트의 달성률은 61%로 나타났다.

린버크군은 1주 차부터 가려움증 정도가 31% 감소해 16주까지 유지된 반면 듀피젠트의 가려움증 감소는 9%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린버크는 듀피젠트 대비 우월성 입증을 강조하고 있고, 듀피젠트 또한 장기 유효성,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Heads Up 연구를 16주 이후 52주까지 연장한 확장 연구의 중간 결과다. 연구는 Heads Up 연구에 참여한 전체 환자 635명 가운데 484명을 해당 연장 연구에 참여시켰다.

16주 연구에서 린버크군에 있던 환자(239명)는 24주 차부터 계속해서 린버크를 투약(지속군)했으며, 듀피젠트군에 있던 환자(245명)는 22주 차부터 린버크로 전환(전환군)했다.

듀피젠트를 22주간 투여한 뒤 린버크로 전환한 환자와 계속해서 린버크를 투여한 환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설계다.

40주 중간결과, 전환군의 EASI75 달성률은 린버크로 전환한 지 4주 내에 85.7%에서 96.2%까지 증가했으며 40주차에 EASI75 달성률은 96.6%까지 올랐다.

또한 듀피젠트 치료로 EASI75는 달성했지만, EASI90은 달성하지 못한 환자 중 84.1%는 린버크 투여 16주 후 EASI90을 달성했다.

듀피젠트로 치료받던 환자를 린버크로 전환했을 때 유효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Heads Up이나 다른 3상 임상연구에서 새로운 위험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지속군과 전환군의 이상반응은 유사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여드름이었다.

≫ 시빈코도 사후 분석서 교체 처방 효과·안전성 확인…적응증 확대 기대

시빈코 제품 사진
시빈코 제품 사진

지난해에는 시빈코가 듀피젠트 이후 사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세계피부과연구학회(SID) 2022년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이 연구는 시빈코의 허가기반 3상 임상과 이전에 이뤄진 2b상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연구에서 시빈코 치료 이전에 듀피젠트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86명으로 소수였다.

연구 결과, 시빈코 200mg으로 치료받은 경우 12주 차에 EASI75 달성률이 듀피젠트 경험이 있는 환자가 65.2%, 시빈코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62.4%로 나타났다.

시빈코 100mg으로 치료했을 경우 EASI75 달성률은 듀피젠트 경험군 34.5%, 시빈코 시작군 42.7%로 나타났다.

이상반응 비율은 용량 통합 집단에서 각각 듀피젠트 경험군이 71.7%, 무경험군이 69.9%이었다.

연구진은 “이 사후 분석에서 중등도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시빈코의 효능과 안전성은 생물학적 치료제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됐다”며 “이 결과는 이전에 생물학적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에게도 시빈코가 유효하고 안전하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위 두 연구 결과는 듀피젠트를 사용하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JAK 억제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린버크의 Heads Up 연장 연구의 경우 국내외에서 허가사항 변경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52주 최종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듀피젠트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적응증 확대나 보험 기준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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