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2분기 매출 5,000억 돌파 유력…R&D도 순항
렉라자, 4000억 규모 커질 국내 폐암치료제 시장 공략 시동
파이프라인 ’레벨업‘…NASH·알레르기 치료제 ’주목‘

▲ 유한양행 본사 전경(제공=유한양행)
▲ 유한양행 본사 전경(제공=유한양행)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올 들어 실적에 탄력을 받은 유한양행이 2분기에도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폐암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최근 국내 1차 치료제 승인을 받아낸 데 이어 다른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도 순항하고 있는 만큼 이 회사가 올해 영업실적과 연구개발(R&D)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매출 상위 대형제약사들의 1분기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못한 곳이 속출한 가운데 유한양행이 선방한 결과를 연출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1분기 매출액 4,430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7.8%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226억 원으로 전년 61억 원보다 270% 급증했다.

이는 해외사업부의 고성장(매출 692억 원, 전년比 24.3%↑), 라이선스 수익 인식(72억 원, 393%↑) 그리고 개량신약 렉라자 매출 확대와 연결 종속회사인 유한건강생활의 분기 흑자전환(영업익 4억 원, 순이익 22억 원)이 수익성 개선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도 각각 550억 원(전년比 6.2%↑), 2,610억 원(8%↑)을 거두면서 안정적 성장으로 실적 성장세에 밑거름이 됐다.

품목별로 보면 일반의약품에서 간판 브랜드인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이 1분기 77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28.6% 증가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유산균 ’엘레나‘ 66억 원(전년 比 25.9%↑), 영양제 ’마그비‘ 40억 원(41.8%↑) 등의 품목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이 나타났다.

또 전문의약품에서는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과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가 각각 179억 원과 162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두 품목 모두 63.6%의 성장률로 급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고혈압약 ’트윈스타‘ 197억 원(23%↑), HIV 치료제 ’빅타비‘ 153억 원(12.4%↑),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 125억 원(10.5%↑)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

2분기 전망도 밝다. 지금의 실적 추세로라면 예상 매출로 3.5% 늘어난 5,000억 원, 영업이익은 47.6% 증가한 250억 원이다. 현재까지 유한양행이 기록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에 기록한 4,830억 원이다. 최초로 분기 5,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최대치를 경신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 렉라자, 블록버스터 반열 ’카운트다운‘…4000억 규모 국내 폐암약 시장 공략 시동

▲ 렉라자정 제품사진(제공=유한양행)
▲ 렉라자정 제품사진(제공=유한양행)

주목되는 점은 유한양행이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 다각화가 더 기대된다는 점이다. 올해 임상 중간발표도 줄줄이 서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기술료 수입과 파이프라인 가치의 ‘레벨업’을 열어놨다.

일단 폐암 신약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에 시선이 끌린다. 앞서 렉라자는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도입한 물질로 2018년 얀센에 12억5,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고 당시 5천만 달러를 선 계약금으로 수령했다. 이후 병용요법 3상 진행 결정 등에 따라 지난해까지 계약금 포함 1억5천만 달러(약 1,950억 원)를 받았다.

향후도 마일스톤만 11억5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받아낼 수 있으며 여기에 상업화에 따른 판매액 비례 로얄티는 별도로 받는다. 현재까지 렉라자에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930억 원 수준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거둬들일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 렉라자로 인한 유한양행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가 붙는 이유다.

임상 진행과 관련해서는 5월 얀센 주도로 진행 중인 타그리소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핵심 임상 MARIPOSA-2(lazertinib+Amivantamab+Chemo)의 임상3상 1차 종료 그리고 1차 환자를 대상으로 한 MARIPOSA(lazertinib+Amivantamab EGFR 1차) 3상 중간데이터 발표는 당초 내년에서 오는 10월 유럽종약학회(ESMO)로 앞당겨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얀센은 미국종양학회(ASCO) 2023에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을 진행한 결과 mPFS(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는 33.5개월로 기존 1차 치료제 타그리소(18.9개월)보다 1.7배 연장된 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2025년 렉라자(lazertinib)와 리브리반트(Amivantamab) 병용요법이 FDA로부터 승인을 받는 경우 연간 50억 달러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개한 지난해 타그리소 매출은 54억4,400백만 달러(약 7조800억 원)로 21년(50억1,500만 달러)보다 12% 이상 성장한 상태다.

유한양행이 주도한 렉라자의 단독요법 글로벌 3상(LASER301)의 마무리 결과는 올 9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구체적인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있다. 앞서 회사는 ASCO에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보다 더 나은 뇌전이 치료 효과로 비교 우위를 공개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말 렉라자를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승인받은 상태로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9월 안에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렉라자의 경우 국내에서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2차 치료에 한정돼 있음에도 불구 지난해 렉라자의 매출액은 33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국내 개발 항암 신약 중 연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선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놀라운 성과다.

현재 국내 1차 치료제 시장은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등 1,2세대 약물이 1차치료제로 IQVIA기준 약 1,700억 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렉라자, 타그리소 등 3세대 약물이 급여 등재에 성공하면 국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종전보다 3배가량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약 3~4천억 시장 규모로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렉라자는 적응증 확대로 내년 1,000억 원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오는 2028년에는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회사는 승인을 바탕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속 허가도 신청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FDA의 허가가 나와 상용화될 경우 국내 기업으로는 첫 글로벌 항암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 신약을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렉라자의 FDA 승인 신청을 MARIPOSA 중간 결과 발표 이후인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으며 빠르면 내년말 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유토이미지
▲ 유토이미지

≫ R&D 다각화로 파이프라인 ’레벨업‘…NASH·알레르기 치료제 ’주목‘

베링거 인겔하임에 8억7,000만 달러 규모로 기술 수출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치료제 ‘YH25724’의 임상 결과도 중요 모멘텀이다. 현재 유럽 임상1a상이 지난해 완료돼 올해 1b상이 진행 중으로 이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YH25724가 아케로의 타겟(FGF21)에 GLP-1을 이중으로 타깃한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아케로사의 Efruxifermin(FGF21 agonist)은 임상 2b상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받았던 만큼 GLP-1과 FGF21에 이중 작용 기전의 YH25724도 NASH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돼서다. 이에 올해 NASH 치료제 시장의 개화 가능성이 있어 시장에서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YH35324’의 임상 1a상 파트A 결과로 우수한 내약성과 안전성, 약동학적으로는 용량 비례성을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에서 발표하면서 순항을 예고했다.

YH35324와 관련해 현재 동일 기전 약물로는 졸레어가 있다. 전임상 및 임상 초기 단계부터 졸레어와 비교 임상을 진행했고, 비교 임상 데이터에서 우수한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이에 빅파마로 기술이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회사는 최근 300억 원을 투자해 다중 표적 항체 기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젠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파트너십을 통해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진단 기기도 개발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 분석가들도 유한양행이 실적과 R&D 진행이 모두 좋다며 올해 더 나은 호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유한양행에 대한 목표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

한편, 최근 NH증권은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후 유한양행의 목표가를 9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높였다. 앞서 1차 치료제 승인 전에는 유안타 증권이 6만9,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상향 한 바 있다. 이외에도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각각 8만 원, 7만2,000원, 8만 원을 제시하면서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히며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을 높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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