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신장학회, 만성신장질환 새 기전 치료제 가능성 ‘속속’
바이엘 룬카시구앗·오소시맙, 아스트라제네카 코타두타이드

유토이미지
유토이미지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지난 몇 년간 만성신장질환 분야는 SGLT-2 억제제가 달궜다.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에 이어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까지 만성신장질환서 성과를 내면서 기전 효과를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SGLT-2 억제제가 만성신장질환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 가면서 이제 관심은 새로운 기전 치료제로 이어지고 있다. 유수의 다국적제약사가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기전의 임상연구가 만성신장질환 치료옵션 다양화를 구축할 수 있을까.

최근 개최된 유럽신장학회(ERA) 연례회의에서는 만성신장질환에 효과를 확인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들의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 바이엘 룬카시구앗, 제2형 당뇨병 환자 알부민뇨 40% 이상 감소 확인

바이엘이 개발하고 있는 룬카시구앗은 세포 내 고리형 구아노신 일인산(cGMP) 생성을 촉진하는 효소인 구아노신 시클라아제를 활성화하고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신장을 보호하는 효과를 복원하는 기전의 매일 복용 경구제다.

바이엘은 유사 기전의 베르쿠보(성분명 베르시쿠앗)로 국내외에서 심부전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임상 2상 CONCORD 연구다. CONCORD는 비정상적으로 소변 내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상승한 만성신장질환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는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이 25~60mL/min/1.73㎡, UACR이 30~3,000mg/g,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또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심부전, 제2형 당뇨병 또는 고혈압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환자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를 허용 용량으로 복용하고 있었다.

룬카시구앗 투여군은 1일 최대 용량 120mg까지 매주 4회 계획된 증량을 거쳐 4주 유지 단계를 거쳤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치료 3주, 4주, 8주 아침 배뇨 UACR 평균의 기준선 대비 변화였다.

연구 결과 룬카시구앗 군의 3주, 4주, 8주 아침 배뇨 UACR은 기준선 대비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SGLT-2 억제제로 치료받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 63명 가운데 룬카시구앗군에 포함된 44명의 환자는 UACR이 41%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 포함된 19명은 7% 증가했다.

또한 SGLT-2 억제제로 치료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58명 가운데 룬카시구앗군의 45명은 기준선 대비 46% 감소했으며, 위약군 13명은 4% 증가했다.

제2형 당뇨병이 없는 47명의 환자군에서도 룬카시구앗군 38명은 기준선 대비 45% 감소했다.

다만 제2형 당뇨병이 없는 위약군 11명은 기준선 대비 UACR 감소가 60%까지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하위그룹의 소수 결과를 고려할 때 우연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유토이미지
▲ 유토이미지

≫ 투석 환자 대상 새로운 항응고제 오소시맙, 응고 감소 확인

바이엘은 룬카시구앗 외에도 새로운 기전의 신장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결과도 이번 ERA에서 공개됐다.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말기 신장질환 환자의 응고 캐스케이드 고유 경로 XIa 인자를 차단하는 기전의 오소시맙이다.

혈액투석 중인 말기 신장질환 환자는 혈전성 사건과 주요 출혈 모두 위험이 높아진다. 이를 막기 위해 XIa 인자를 억제해 내인성 응고를 줄이는 접근이다.

CONVERT로 명명된 이 2b상 연구는 혈액투석 중인 말기 신장질환 환자 704명가 참여하는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이뤄졌다.

참여 환자는 저용량 및 유지 용량의 오소시맙, 고용량 오소시맙, 위약군으로 배정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매월 투여를 진행했다. 85%의 환자가 최대 기간인 12개월 동안 치료를 지속했다.

참여 환자의 평균 연령은 61세, 투석기간 중앙값은 4년, 제2형 당뇨병 동반 환자는 38%였다. 96%는 항응고를 위해 헤파린을 투여받았고, 40%는 저용량 아스피린도 투여했다.

연구의 1차 안전성 결과 저용량 오소시맙군의 6.9%, 고용량 오소시맙군의 4.9%에서 주요 출혈 사건 또는 임상적으로 관련된 출혈 사건 발생률을 보였다. 같은 조건에서 위약군은 7.8%인 점을 감안할 때 큰 차이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연구진은 위약에 비해 저용량 오소시맙군에서 29%, 고용량 오소시맙군에서 34% 감소한 부분 또는 완전 응고 발생률에 주목했다.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투석은 받는 환자들은 매우 다양한 유형의 혈전색전증 사건을 겪는다”며 “심혈관 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 글루카곤/GLP-1 이중작용제 코타두티드, 14주 UACR 감소 51%까지

SGLT-2 억제제인 포시가로 만성신장질환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도 이번 ERA에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후보물질인 코타두티드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코타두티드는 글루카곤과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를 동시에 타깃 하는 이중작용제다.

코타두티드와 같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영양 자극 호르몬을 타깃 기전은 여러 다국적제약사가 비만, 당뇨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틸제파티드)는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장점을 갖고 있는 만성신장질환 분야에서 영양 자극 호르몬 이중작용제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번 연구는 eGFR이 20~90mL/min/1.73㎡이고 UACR이 50mg/g을 초과한 제2형 당뇨병 및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성인 248명을 무작위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모든 환자는 ACE 억제제 또는 ARB를 복용하고 있었고, 40% 이상이 SGLT2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참여 환자는 코타두티드군과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오젬픽), 그리고 위약군으로 배정됐다.

치료는 26주 동안 계속됐지만, 1차 평가변수는 14주 후 기준치 대비 UACR 변화였다.

연구 결과 코타두티드군은 14주 차에 위약군에 비해 평균 UACR 감소가 25~51% 안전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일일 용량 100µg의 경우 25%, 300µg 45%, 600µg는 51%까지 감소했다. 두 가지 높은 용량의 경우 26주 동안 이 같은 수준의 UACR 감소를 유지했으며 eGFR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부작용의 경우 코타두티드군 100µg와 300µg에서는 4% 수준으로 발생했지만, 300µg에서는 21%에 달했다. 같은 조건에서 위약군은 8%, 세마글루티드군 16%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본질적으로 위장관 이상반응, 특히 메스꺼움과 구토였다”며 “가장 높은 용량(300µg)군의 발생률은 세마글루티드 1mg군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