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7월 들어 가장 많은 증권가 보고서…투자자들 ‘시선’
올 1Q 역대급 성적…전통 제약사 중 유일 영업익 500억 넘어
2Q R&D 비용에 실적 전망 낮췄지만…시장 눈높이 웃돌 수도
50주년 계기 세대교체…R&D·핵심 사업 본격 추진 박차 기대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7월 들어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증권가 보고서가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한미약품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제약사들의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실적이 본격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약품의 상반기 마무리 성적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유동성 축소로 인해 제약바이오 업종은 모멘텀 부재와 중소 바이오텍의 임상 신뢰성 문제를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진 가운데, 최근 전통 제약사들의 실적 개선과 R&D(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가치가 재조명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의 ‘레벨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외형성장뿐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큰 폭으로 개선이 뒤따르며 실적 회복에 성공해 분위기 반전이 나타났는데 이후 안정적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올 1분기도 역대급 실적을 쏘아 올려서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한미약품의 매출은 전년보다 3.39% 역성장한 1조759억 원에 불과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나면서 490억 원에 그치며 일시적 부진에 빠졌다. 당시 북경한미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 매출이 20% 쪼그라든 2,040억 원에 그치면서 불안감을 노출했던 것이다.

하지만 2021년 영업이익은 1,254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더니 지난해 영업이익은 1,581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여기서도 북경한미의 반전이 주효했다. 북경한미가 2021년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본격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 이때 매출 2,887억 원(전년比 41.9%↑), 영업이익 669억 원(185.9%↑)을 기록하면서 고성장 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덧붙여 한미약품은 올 1분기 영업이익 599억 원(46.6%↑)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큰 폭의 실적 개선과 R&D 모멘텀이 중장기적으로 이 회사의 기업 가치를 올릴 것으로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7월 들어서만 10여 곳의 증권사 매수 추천 보고서가 공개되며 전통 제약사 가운데 최다 수를 기록, 이 회사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로 7월 들어 발행된 한미약품의 목표가만을 봐도 NH투자증권(목표가 43만 원), SK증권(41만 원), 현대차증권(40만 원), 다올투자증권(40만 원), DB금융투자(40만 원) 등 상당수 증권사가 기존의 40만 원 이상의 높은 목표가를 대부분 유지했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목표가 38만 원), 유안타증권(38만 원), 삼성증권(36만 원), 키움증권(37만 원), 하나증권(36만 원), 교보증권(34만 원) 등도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에 관심을 표했다. 이는 대체로 증권사들이 현재 주가(7월 21일 기준 28만5,000원) 수준보다 높은 43만 원에서 34만 원 사이를 유지 제시하면서 20%~50% 정도의 추가 상승을 내다본 것이다.

앞서 1분기 한미약품은 매출이 전년보다 12.5% 늘어난 3,612억 원, 영업이익은 599억 원으로 전년보다 46.6%나 증가했다. 전통 제약사 중 1분기 영업이익으로 500억 원을 넘은 기업은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이는 중국법인 북경한미의 실적 개선과 국내 전문의약품(ETC) 원외 처방에서 2,000억 원대의 처방 실적이 맞물린 결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게 된 배경이다. 북경한미는 진해거담제 ‘이탄징/이안핑’, 유아정장제 ‘마미아이’, 변비약 ‘리똥’ 등을 통해 매출 1,110억 원(전년比 17.1%↑), 영업이익 308억 원(21.1%↑)을 기록, 한미약품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분석가들은 2분기도 대체로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예상하면서도 컨센서스에는 다소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R&D 비용 증가가 이 회사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출은 적게는 3,430억 원(8.2%↑), 많게는 3,500억 원(10.4%↑)으로 추정했고 영업이익은 적게는 320억 원(1.2%↑)에서 많게는 340억 원(7.6%↑) 수준에서 결정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률이 가능해도 수익성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이란 예측이다.

매출 성장에는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1분기 매출 330억 원), 고혈압약 ‘아모잘탄 패밀리’(282억 원) 등 주요 품목들이 내수에서의 안정적 성장이 전망됐으며 북경한미가 계절적 비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최소 10% 이상의 견조한 성장에 따라 영업이익도 200억 원 이상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호증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제품명 롤베돈)는 원료 공급과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에 따른 수익성도 기대된다. 실제로 롤론티스는 현지에서 출시 3개월 만에 약 133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에만 약 206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회사 측은 롤론티스가 올해 한국에서만 100억 원대 규모의 처방 매출을 올릴 것을 예측하고 있다,

다만, 한미약품 ‘HM97662’(EZH1/2 inhibitor) 및 북경한미 ‘BH3120’(PD-L1x4-1BB) 등 이중 항체 파이프라인 등의 글로벌 1상 개시에 따른 임상 진행으로 2분기 약 550억 원(1분기 457억 원)의 R&D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미약품은 분석가들의 예측을 뛰어넘으며 실적 개선을 연이어 나타냈다는 점에서 반전 기대감도 숨길 수 없다.

앞서 1분기만 해도 잠정 실적 발표를 얼마 안 남기고도 FN가이드는 1분기 영업이익으로 488억 원을 예측했고 메리츠증권도 504억 원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6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내면서 큰 폭의 괴리차를 나타낸 것이다. 올 2분기도 시장의 눈높이를 웃도는 깜짝 실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 사진 제공=한미사이언스
▲ 사진 제공=한미사이언스

≫ 창립 반 백년 한미약품 ‘세대교체’ 예고…R&D·핵심사업 본격 추진

한미약품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연구개발(R&D) 중심 경영을 선언하면서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송영숙 회장과 자녀 삼 남매가 그룹 내 리더십 강화를 통해 세대교체를 마무리했다. 여기에는 최근 한미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에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선임된 것도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 중 하나다.

이에 R&D와 핵심 사업의 본격 추진이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 학회에서 총 19건(파트너사 발표 4건 포함)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파이프라인 가치 레벨업에 공들이고 있다. 한미약품이 기존 개발 중인 항암 혁신 신약의 효능 입증과 함께 새로운 치료접근법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의 항암 백신도 선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는 것. 올해 실적 상승 전망 외에도 파이프라인을 주목할 만한 이유다.

임상 파이프라인과 관련해서는 특히 30조 원대 글로벌 시장이 형성돼있는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 바이오 신약 성과가 올해 기대되고 있다.

우선 MSD에 라이선스-아웃한 NASH 치료 바이오신약 ‘HM12525A’(MSD 개발명 MK-6024) 에피노페그듀타이드(LAPS GLP/GCG)가 임상 2b상 단계에 돌입해 시선을 끌고 있다.

HM12525A는 지난 6월 개최된 EASL(유럽간학회)에서 지난해 12월 완료한 2a상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가 공개됐다. HM12525A를 매주 10mg 사용한 치료가 비만치료제 오젬픽 1mg을 활용한 치료보다 간지방함량(LFC)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 것. 향후 임상 2b상은 2a상의 오젬픽 최고 용량이 1mg이었던 것과는 달리 현재 노보노디스크가 NASH 임상을 진행 중인 2.4mg(위고비 용량)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MSD와 체결한 단계별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 금액은 8억6천만 달러(약 한화 1조570억 원)로 긍정적 결과 발표시 올해 후속 임상 2b/3상 진입과 관련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LAPS Triple Agonist)도 EASL에서 NASH 치료의 핵심 지표인 ‘간 섬유화’를 직접적으로 개선한 효능을 확인하고 여기에 5월엔 미국흉부학회에 참가해 ‘특발성 폐 섬유증(IPF)’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뒷받침한 데이터까지 확보한 바 있다.

최근 한미약품은 IDMC(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토대로 계획 변경없이 임상을 지속 진행하라는 권고를 받은 바 있다. 현재 후기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으로 결과에 따라서는 대규모 기술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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