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CVOT 연구 탑라인 공개…심혈관계 위험 20%↓
비만치료제 최초 입증…마운자로 대형 CVOT 연구도 결과 도출 다가와

제품사진, 위고비(왼쪽) 마운자로(오른쪽)
제품사진, 위고비(왼쪽) 마운자로(오른쪽)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날개를 달았다. 위고비를 투여했을 때 뇌졸중,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사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의 탑라인이 공개된 것.

이번 탑라인 발표가 큰 변수 없이 최종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제 비만치료제가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계 예방제로까지 영역을 넓힌다. 또한 심혈관계 고위험군에 대한 적응증이 확보된다면 보험적용 기준을 세분화하는 근거로서 접근성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위고비는 추격하고 있는 경쟁제품과의 거리를 좀 더 확보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물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위고비의 또 한 번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위고비의 최대 경쟁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틸제파티드)도 움직이고 있다. 대형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 연구결과 발표를 앞둔 것. 비만치료제가 아닌 당뇨병 치료제로서 진행한 CVOT 연구지만,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위고비,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20%↓

최근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심혈관계 사건에 대한 영향을 알아보는 CVOT 임상인 SELECT의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SELECT 임상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심혈관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뇌졸중)에 대한 위고비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위약과 비교해 최대 5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 2018년 시작해 41개국 800개 이상의 사이트에서 진행된 이 연구에는 당뇨병 병력이 없지만 심혈관계 질환을 갖고있는 45세 이상의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만7,604명이 참여했다.

이번 탑라인 발표에 따르면 위고비 2.4mg군은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MACE 위험을 위약군 대비 20%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MACE의 세 가지 요소 각각의 모두에서 위고비가 위약 대비 위험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아직 세부적인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다. 노보 노디스크는 해당 적응증 확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체 데이터는 올해 말 이뤄지는 학회에서 이뤄진다.

노보 노디스크는 “심혈관계 위험이 높은 비만 환자에게 현재까지 체중 관리와 동시에 심장마비, 뇌졸중 또는 심혈관 사망의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약물은 없다”며 “SELECT의 결과는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가 심혈관 사건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는 심혈관계 고위험군을 타깃으로 한 시장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위고비가 독보적인 위치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을까. 위고비의 가장 강력한 경쟁제품으로 볼 수 있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도 움직이고 있다.

≫ 마운자로, 1만3천명 CVOT 연구결과 도출 '초읽기'…저용량-당뇨환자 대상 한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만치료제로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위고비의 최대 경쟁 제품으로 꼽힌다.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일련의 SURPASS 임상들에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고, 비만치료제로서 가치를 알아본 SURMOUNT 임상들에서 이를 명확히 한 상황이다.

특히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및 비만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연구 결과에서 72주 차에 5% 이상 체중감소를 보인 환자가 고용량집단의 96%에 달했다. 15mg군의 평균 체중감소는 22.5%였다.

이상반응 또한 경증~중등도 수준으로 치료 중단 비율이 6.2%에 불과(위약군 2.6%)하며, 이상반응 없이 20% 이상의 체중감량을 기대할 수 있는 결과였다. 학계에서는 마운자로의 체중감량 효과를 비만 대사수술과 비견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유럽 등 빅마켓에 비만치료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마운자로의 비만치료제 적응증을 올해 안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위고비의 긍정적인 CVOT 연구 결과는 마운자로의 마음을 급하게 할 수 있다. 다만 마운자로도 대형 CVOT 연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SURPASS-CVOT 임상 결과다.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성인 1만3,299명을 대상으로 2020년 첫 투약을 시작한 이 연구는 기존 GLP-1 유사체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서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최대 54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이 처음 발생하는 기간으로 설정됐다.

해당 연구의 종료 목표는 2024년 10월이지만, 명확한 결과가 나타난다면 더 일찍 탑라인 발표 등이 이뤄질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마운자로 또한 심혈관계 혜택이 확인된다면 위고비의 독주에 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연구는 당뇨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당뇨병 치료제로서 마운자로 용량은 비만치료제 연구에서 사용된 용량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만으로 심혈관계 고위험군에 대한 비만치료제 적응증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럼에도 이 연구 결과는 적응증과 별개로 마운자로의 효과에 대한 가늠자로서 가치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SURPASS-CVOT 연구의 첫 투약 후 일라이 릴리 측은 “틸제파티드(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넘어 추가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SURPASS-CVOT 연구 결과에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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