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파자/자이티가·제줄라/자이티가·탈제나/엑스탄디 잇따라 허가
적응증 범위·제형·데이터 등 각자 장점 내세워 시장경쟁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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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이 새 국면을 맞았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 분야에 여성암에서 주로 사용하던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가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제 라인에 속속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미 빅마켓에서는 새로운 옵션들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에 돌입했으며 국내에서도 경쟁시장 형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mCRPC 분야에서 국내외 치료제 시장 급변이 예상된다.

그간 mCRPC 치료는 남성호르몬을 타깃하는 얀센의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와 아스텔라스·화이자의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가 사용돼 왔다.

여기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존 남성호르몬 타깃 치료제와 자사의 PARP 억제제를 조합해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다. 각 조합은 기존 치료효과를 넘어서는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빅마켓은 물론 국내 허가도 잇따라 따내고 있다.

현재 mCRPC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앞둔 조합은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자이티가,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자이티가,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엑스탄디 등이다.

이미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세 가지 조합을 모두 승인했으며 유럽의약품청(EMA) 또한 2가지 조합을 승인한 상태다. 각 조합은 적응증 범위, 제형, 임상 데이터 등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을 시작했다.

≫ 앞서간 린파자+자이티가, HRR 변이 상관없이 rPFS 위험 34%↓

시장에서 가장 앞서있는 조합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와 얀센의 자이티가 조합이다. 지난해 12월 EMA, 올해 6월 FDA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적응증을 확대했다.

린파자/자이티가 조합의 mCRPC 치료제 적응증 획득은 PROpel 연구가 기반이 됐다.

PROpel 연구는 이전에 화학요법이나 호르몬요법을 투여하지 않은 mCRPC 환자 7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 환자는 1:1 비율로 린파자/자이티가군과 자이티가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각 환자는 린파자 300mg 1일 2회 또는 위약 1일 2회와 자이티가 1,000mg 1일 1회, 프레드니손 또는 프레드니솔론 5mg을 1일 2회 투여받았다.

연구 결과 린파자/자이티가 병용요법은 자이티가 치료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rPFS) 중앙값이 린파자/자이티가군이 24.8개월, 자이티가군이 16.6개월로 나타난 것.

독립중앙심사위원회(BICR)가 평가한 rPFS 역시 린파자/자이티가군 27.6개월, 자이티가군 16.4개월로 확인됐다.

BRCA 1/2 등 상동재조합복구유전자(HRR) 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mCRP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것. 린파자/자이티가 연구의 결과는 미국과 유럽, 국내의 적응증 확대로 이어져 가장 먼저 시장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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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줄라/자이티가 복합제 아키가, BRCA 변이 환자 rPFS 위험 47%↓

린파자/자이티가 조합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조합은 제줄라와 자이티가 병용요법이다. 얀센은 제줄라의 성분인 니라파립과 자이티가의 성분인 아비라테론을 합쳐 아키가(Akeega)라는 새로운 복합제를 개발했다.

아키가는 지난 4월 EMA 허가에 이어 이달 중순 FDA 승인까지 끌어냈다. 다만 아키가의 적응증은 BRCA1·2 변이 양성의 mCRPC 환자로 제한됐다.

이 승인은 mCRPC 환자 765명이 참여한 MAGNITUDE 연구 가운데 HRR 변이가 확인된 423명의 코호트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HRR 변이 환자 가운데 53.2%인 225명이 BRCA 변이 양성이었다.

BRCA 변이는 전체 mCRPC 환자 가운데 10~15%가량에서 확인되는데, 종양이 공격적인 경향이 있어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는 아키가 200mg이나 자이티가 1,000mg를 매일 복용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참여 환자는 프레드니손 10mg을 매일 함께 복용했다.

BRCA 변이 양성 환자군을 분석한 결과 24.8개월의 추적기간 중앙값에서 아키가군의 rPFS는 19.5개월로 자이티가군의 10.9개월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47% 감소시킨 결과다.

다만 HRR 변이가 없는 코호트의 결과에서는 유의미한 rPFS 개선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에 EMA와 FDA 모두 아키가의 적응증을 BRCA 변이 양성 환자로 제한했다.

HRR 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린파자/자이티가 조합에 비해 적응증 범위가 좁은 것.

하지만 아키가는 복합제로서 1일 1회 복용이라는 장점이 있다. 1일 2회인 린파자와 1일 1회인 자이티가를 별도로 복용해야 하는 조합에 비해 복약 편의성에서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줄라를 다케다제약이 판매하고 있지만, 전립선암 판권은 얀센이 갖고 있어 아키가 출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탈제나/엑스탄디, HRR 변이 환자 ePFS 위험 54%↓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탈제나/엑스탄디 조합도 성과를 발표하며 시장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지난 6월 FDA는 탈제나/엑스탄디를 HRR 변이가 확인된 mCRPC 환자의 1차 치료제 적응증을 승인했다. EMA 역시 이 조합에 대한 해당 적응증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FDA 승인은 탈제나/엑스탄디의 TALAPRO-2 연구의 HRR 변이 환자 코호트 결과 기반이 됐다. TALAPRO-2 연구는 mCRPC 환자 1,125명을 탈제나/엑스탄디군과 엑스탄디군으로 나눠 비교한 임상이다.

올해 초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암 심포지엄(ASCO GU)에서 발표된 TALAPRO-2 결과에서 HRR 변이가 있는 환자가 탈제나/엑스탄디 치료를 받을 경우 rPFS가 27.9개월로, 엑스탄디 치료의 16.4개월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4% 낮춘 결과다. 앞선 PARP 억제제 병용요법과 간접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다.

HRR 변이가 없는 환자의 탈제나/엑스탄디 치료 rPFS는 도출되지 않았고, 엑스탄디 치료만 22.5개월로 나타났다. 아직 데이터가 성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FDA 허가에서는 탈제나/엑스탄디 조합 역시 아키가와 마찬가지로 적응증 범위가 제한됐다. BRCA 변이가 확인돼야 사용할 수 있는 아키가보다는 넓은 HRR 변이 확인 적응증 기준이지만, HRR 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린파자/자이티가 조합보다는 좁다.

HRR 변이로 제한된 적응증이 EMA의 결과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ASCO GU 발표에서 연구팀은 “TALAPRO-2 연구의 1차 분석 결과는 mCRPC 환자의 치료에서 탈제나/엑스탄디 조합이 HRR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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