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국가 차원 병상 수급 관리・감독 강화 법안 발의
100병상 이상 개설 지자체 사전 심의・300 이상 복지부 장관 승인 필요
의협 “28년 수도권 6600병상 증가 예상…지역격차 심화 및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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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국회에서 국가가 직접 병상을 관리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도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을 방지하기 위한 적정 병상 수급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병상 증가는 지역 간 의료 격차 심화 및 붕괴가 우려되는 만큼 중앙정부에서 직접 병상수급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고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각 산하단체의 의견조회를 통해 정리된 의견을 국회 및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이종성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국가가 직접 적정한 병상 수급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시도 의료기관개설위원회 사전 심의 및 본심의를 거쳐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한 300병상 이상의 대형 종합병원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며 의료기관의 개설에 대한 사전 심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종성 의원은 “병상의 과잉 공급은 비효율적 의료 이용 증가에 따른 의료비 증가, 특정 지역의 집중은 의료공급 불균형에 따른 지역의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며 “국가가 직접 지역별 병상 수급을 관리해 수요에 맞는 병상이 운영되도록 하고 지역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고 법 개정의 취지를 밝혔다.

이 의원의 법안 발의에 의사협회는 공감하며 정부 주도의 병상 수급 관리를 촉구했다.

의사협회의 이 같은 행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상 수급의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7년 기준 일반병상은 약 8만5,000병상, 요양병상은 약 2만 병상이 과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OECD 보건통계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병상 수 및 급성기 치료 병상 수는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병상 이용률은 낮고 재원일수는 길어 병상 자원 활용이 매우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병상의 비효율적 이용 문제는 오래 전부터 그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우리나라 2021년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 평균인 4.3개의 2.9배이며 급성기 치료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7.3개로 OECD 평균인 3.5개의 약 2.1배에 달했다.

이처럼 수요에 비해 병상이 과잉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수도권에서만 9개 대학병원이 11개의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2028년이 되면 수도권에 6,600병상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병상의 과잉공급은 공급자 유발 수요 개연성으로 의료이용의 과잉을 부추기고 의료자원의 낭비와 국민 의료비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특히 수도권 대학병원의 경쟁적 분원 설립은 지역 내 환자는 물론 의료 인력까지 무분별하게 흡수해 지역 주민의 일차적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폐업률을 높이는 등 결국 지역의료체계 및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과 열악한 지역의료 인프라로 인해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지역 필수의료가 위기 상황에 처해 국민들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병상, 의료인력, 환자 등을 포함한 여러 의료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을 유발하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역의료 붕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방지와 적정 병상 수급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에서 직접 병상수급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이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과 같이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향후 법·제도 정비가 신속히 이루어져 실효성 있는 병상 수급 대책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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