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이내 PPI 사용 시 심각한 감염 위험 34%↑
연구진 “명확한 징후 없는 PPI 사용, 제한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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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국내에서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아에게 PPI를 투여할 경우, 추후 심각한 감염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론이다.

PPI는 그간 강력한 위산분비억제 효과와 장기 사용의 장점으로 위궤양, 식도염 등 위식도 질환에 가장 먼저 고려돼 왔다. 다만 폭넓은 사용량에 비해 유아, 혹은 소아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했다.

미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소아과 학술지 <JAMA Pediatrics>는 최근 유아의 PPI 사용과 심각한 감염 위험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에서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생후 88일 이내에 위산 관련 질환으로 PPI를 포함한 히스타민(H)2 수용체 길항제, 제산제/알긴산염 등을 투여한 유아 120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PPI를 투여한 유아 60만 명과 다른 종류의 산 억제제를 투여한 60만 명의 감염률을 비교했다. 추적은 최대 9세까지 이뤄졌다.

연구 결과, PPI를 사용한 유아는 입원이 필요한 심각한 감염이 발생한 비율이 다른 위산 억제제를 사용한 그룹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Cox 모델을 통한 조정 위험비는 1.34(1.32–1.36)로 PPI를 사용할 경우 심각한 감염으로 인해 입원할 확률이 34% 증가한 것.

특히 소화관 감염이 52% 증가를 보였으며 귀·코·목 부위의 감염이 47% 증가했다. 하기도(22%)와 신장 또는 요로감염(20%)은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다.

심각한 감염은 PPI 사용을 중단한 지 평균 9.7개월(3.9-21.3)에서 처음 나타났다.

연구진은 “오메프라졸 등 PPI 제제는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는 아기의 위산 감소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히 해결될 수 있는 상태의 아기에게 PPI 사용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기의 위식도 역류를 관리하기 위한 PPI 사용이 일부 사례에서 부모의 불편함을 진정하기 위해 부적절한 사용으로 이뤄져 급성 신장 손상 및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PPI를 사용한 유아의 심각한 감염 위험 증가는 전반적이고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났다”며 “명확한 징후 없이 PPI가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PPI와 감염 위험 증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PPI를 자주 복용한 아이는 호흡기 질환이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률이 더 높기 때문에 PPI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국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지금도 유아에게 PPI 사용은 제한적이지만, 연구 결과는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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