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임브릿지 황상연 대표
늘어나는 비상장사 정보 수요, 현실은 단편…투자자 리스크↑
37000여곳 재무정보 ’기업 유니버스‘ 구축…“투자자 도움될 것”

에임브릿지 황상연 대표
에임브릿지 황상연 대표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최근 국내외 실물경제 지표가 좋지 못하다. 국내 증시는 지난 2년간 물가, 환율, 금리로 대변되는 3高에 시달리면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은 금리 압박과 유동성에 취약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큰 낙폭을 불러오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술 성장을 대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높아진 시장 문턱에 기업공개가 빈번히 실패하고 입성에 성공할지라도 낮은 공모가가 기업 성장을 발목 잡고 있는 현재다. 그나마 일부 우량주 공모주 청약이 투자자들에게 상대적 수익을 안겨다 주고 있지만 높은 청약률로 인해 투자 수익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투자가들은 기업공개 전이라도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의 시선을 넓혀 향후 우량 블루칩이 될 수 있는 종목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장외주식)의 경우 일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기준 35억3,000만 원에서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평균 50억1,400만 원으로 훌쩍 늘어났다. 앞서 5년 전인 2018년만 해도 간신히 10억 원을 넘는 수준이었던 것. 투자자들이 비상장 주식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비상장 주식은 정보 접근이 어렵고 리스크가 높은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옥석 고르기가 여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에 특히 제약바이오 비상장 주식의 한정된 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기업의 미래 비전과 가치를 합리적이고 명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통찰력으로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안목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에임브릿지(Aimbridge) 황상연 대표를 만나 제약바이오 기업을 포함한 비상장 기업 분석의 중요성과 국내외 비상장 기업 유니버스 구축을 통해 잠재적 투자대상을 발굴하기 위한 모색 방법 등을 들어봤다.

≫ 최근 에임브릿지를 창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회사인가?

에임브릿지(Aimbridge)는 경영컨설팅, 인수합병(M&A) 자문, 사모펀드(PEF) 운용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유한회사로 지난 1월 설립됐다. 향후 투자 대상이 선정되면 금융당국을 통해 PEF 운용사(GP) 등록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즉 회사는 일차적으로 국내 비상장 기업분석 데이타베이스(DB) 구축을 통해 기업가치평가 컨설팅을 수행 중이며 향후 산업 및 기업분석 자체 리서치 기반을 통해 유망 투자대상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운용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조금 더 살펴보면 현재 회사는 비상장 기업의 가장 객관적인 정보 보고인 감사보고서를 기반으로 단순 재무 정보 이외에 재무제표 주석 사항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한 후 당사의 고유 가치평가 모델을 적용함으로써 스타트업·중소·중견 기업이 실질적인 경영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 운용사(PE) 등 투자 기관 역시 에임브릿지의 데이터베이스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 중에 있다.

≫ 회사를 창업하기 위한 배경은?

그동안 자본 시장과 산업계에서 투자 관련 업무에 종사하면서 경험했던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해 보고 싶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 수요가 많은데 비해 현실에서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고 투자대상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시장의 수요에 맞는 심층 분석과 입체적으로 다각화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조금 더 풀어보면, 특히 국내는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기업들의 인수합병 등 타 기업에 대한 정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VC, PE 등 대체 투자 시장 확대로 인해 비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 수요도 큰 폭 증가하고 있다. 반면 비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는 아직 그 수준이 평면적인 재무 데이타 제공 수준에 그치거나, 일부 신용 평가보고서를 통해 제한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또한,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 20여 년간 괄목할 증가세를 보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VC나 PE내 투자심사역 개인이 투자 대상의 발굴과 사후관리, 매각 단계까지 관리하는 등 투자 기관 등의 조직 구조, 투자 과정 등은 과거 대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IPO이전의 기업지분 거래시장(Secondary market) 또한 투자자 간의 직접 거래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어 시장 활성화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일부 사모펀드 부실에서 드러났듯이 투자 기관의 제한된 자원과 정보 비대칭성은 이미 대체 투자 분야에 있어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 기업을 심층 입체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비상장 기업 중에서도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들은 감사보고서를 연 1회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시 자료 중 재무제표 일부 항목 정도만 투자 검토에 활용되며, 재무제표 및 주석 사항 등에 대한 심층적 분석은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기업의 현금 고갈 추이, 비용 구조의 적정성 등은 공개된 정보만 잘 해석해도 추출할 수 있는 정보이다.

이에 당사는 감사보고서 공개 법인 3만7천여 곳의 감사보고서 전체를 대상으로 DB를 구축했다. 여기에 자체 발굴한 비외부감사 스타트업, 해외 상장/비상장 기업의 정보를 연계해 경쟁 관계, 상대 가치, 기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이 당사 고유의 비상장 기업분석 ’유니버스‘ 모델이다. 특히 재무제표 항목으로만 확인되지 않는 우발 채무, 타법인 출자 지분 관계 등을 분석 대상으로 한 것도 특징이라 볼 수 있다.

≫ 제약바이오 비상장 기업도 활용 측면이 있는지?

과거 기술 특례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약바이오 업종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흔히 제약바이오는 투자단계에서 신약 후보 물질의 파이프라인 가치 등 기술 평가가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개발과정에서의 비용 지출 구조 등 재무적 관리능력도 사실은 기업 경쟁력을 판단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특히 최근과 같이 투자 자금 조달이 용이하지 않은 국면에서는 기업의 종합적인 관리 경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기업과 투자자 모두 곤경에 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약 바이오 기업의 비상장 기업에서 상장에 이르기까지의 자금 조달과 비용 운용, 개발 전체 단계까지의 연구개발비, 인건비 등 비용 구조를 철저히 분석한 당사 모델을 VC나 PE 등투자자들이 이용할 경우 여러 가지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본다.

황상연 대표는 1995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LG화학 바이오텍 선임연구원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0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로 자본 시장을 접한 이후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치며 화학·바이오부문에서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도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자산운용 본부장, 종근당홀딩스 대표 및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과 금융을 분석해온 이 분야 최고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