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GC녹십자, 올 상반기만 1,000억 원 이상 투자
자가면역·희귀질환·대사질환 등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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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국내 주요 전통 제약사들이 올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개발한 신약들이 회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면서, 이에 재미를 본 기업들이 또 다른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데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의 반기 보고서를 근거로 R&D 투자 현황을 살펴봤다.

본지 분석 결과, 이번 조사 대상 10개사는 지난 상반기(6개월) 동안 총 5,961억 원의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5,403억 원)와 비교할 때 10.3% 늘어난 수치다.

제약사별 투자액 규모를 보면, GC녹십자(1,062억 원), 대웅제약(1,004억 원), 한미약품(912억 원), 유한양행(869억 원), 종근당(730억 원), JW중외제약(407억 원), HK이노엔(353억 원), 제일약품(248억 원), 보령(226억 원), 동국제약(150억 원) 순이었다.

≫ 희귀질환서 새 먹거리 찾는 녹십자,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 투자 1위

▲ GC녹십자 본사 전경(제공=GC녹십자)
▲ GC녹십자 본사 전경(제공=GC녹십자)

올 들어 매출 상위 제약사 사운데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쏟아부은 곳은 GC녹십자였다.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액의 13.6%에 해당하는 1,061억7,200만 원을 R&D에 투입했다.

최근 GC녹십자는 R&D 투자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 1,599억 원에서 2021년 1,723억 원, 지난해에는 2,000억 원을 넘긴 2,136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GC녹십자는 희귀질환과 혈액응고장애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다양한 희귀약 파이프라인을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미국 신약개발업체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와 희귀 혈액응고 질환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C녹십자는 계약을 통해 ‘Marzeptacog alfa (MarzAA)’를 포함해 희귀혈액응고 질환 파이프라인 3개를 인수했다.

앞서 GC녹십자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은 헌터라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헌터라제는 국내를 포함해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대웅제약, 올 상반기 매출액의 15% R&D에 투입…투자 비율 ‘최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본사 전경(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역시 올 상반기에만 1,000억 원의 돈을 R&D에 쏟아부었다.

대웅제약은 최근 공격적인 R&D 투자 행보를 보인다.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의 15% 수준의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올 상반기 매출액의 14.9%에 달하는 1,003억6,800만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의 15.2%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이는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제약사 중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이 가장 큰 규모다.

대웅제약의 공격적인 R&D 투자는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2년 동안 당뇨병과 위장관질환에서 신약을 개발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7월 위장관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개발해 글로벌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지난 5월에는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출시했다.

여기에 지난 2016년부터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HL036의 임상 3상이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 중이다. HL036은 안구건조증 바이오 신약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DWN12088(Bersiporocin)’와 ITK/BTK 저해 자가면역 치료제 ‘DWP213388’ 등을 개발 중이다.

≫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 R&D 투자비↑…전년대비 0.7% 증가

대형제약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액 비율(R&D 투자율)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0개 사 투자 평균액은 9.0%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9.7%로 0.7% 늘어났다.

개별제약사로 보면 한미약품(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 13%, R&D 투자액 912억 원), JW중외제약(11.3%, 407억 원), 종근당(9.6%, 730억 원), 유한양행 (9.3%, 869억 원), HK이노엔(9.1%, 353억 원), 제일약품(6.7%, 248억 원), 보령(5.4%, 226억 원), 동국제약(4.1%, 150억 원)순으로 투자 비율이 높았다.

한미약품 역시 연구개발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의 12%에 해당하는 768억 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의 13%의 액수를 R&D에 투자했다.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하면서 연구개발에 많은 액수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8일 비만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 바 있다.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대사질환 치료제로 연구해 오다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 대사질환 분야에서 가능성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종근당은 집계 대상 중 연구개발비가 유일하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종근당의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730억 원으로 전년동기(786억 원) 대비 7.1% 감소했다. 이는 종근당이 개발 중인 샤르코마이투스(CMT) 질환치료제 ‘CKD-510’의 임상 1상의 완료된 것과 IPF(특발성폐섬유화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6’이 중단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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