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 기반 후향 분석서 통풍 발작 위험 큰 폭으로 낮춰
자디앙·포시가, 대규모 임상 3상 후속 분석서도 통풍 이점 확인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당뇨를 시작으로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 SGLT-2 억제제가 통풍 분야까지 노리고 있다. 통풍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재발 또는 발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공개된 것.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결정이 연골, 힘줄 등의 조직에 침착하는 질병으로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최근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은 더딘 대표적인 분야다. 현재 처방 가능한 치료제는 부작용 이슈를 동반하고 있어 안전성에 우려가 있다.

확장하는 시장 규모와 부족한 옵션으로 국내외 제약기업들은 통풍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통풍 관련 연구결과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 통풍 발작 발생 위험, 중국 연구서 19%↓-미국 연구서 34%↓

미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JAMA Network open>에는 중국 연구진이 영국의 1차 의료기관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에는 2013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통풍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5,931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전체 환자 가운데 1,548명, 26.1%는 당뇨병 치료의 시작으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를 사용했다.

나머지 4,283명은 SGLT-2 억제제가 아닌 당뇨약으로 치료를 시작했으며 이 중 90% 이상은 DPP-4 억제제였다.

분석 결과 SGLT-2 억제제로 당뇨병 치료를 시작한 통풍 동반 환자군에서 대조군 대비 통풍 발작의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데이터에 포함된 전체 환자 가운데 86%에게 통풍 발작이 발생했는데 SGLT-2 억제제군은 1,000 인년 당 32.4건, 대조군은 41.2건으로 확인됐다. 발작 발생 위험을 19% 줄인 결과다.

또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도 SGLT-2 억제제군이 1,000 인년 당 18.8건이었으며 대조군은 24.9건으로 나타났다. 5년 추적조사에서 사망 위험을 29% 줄인 것.

이 결과는 지난달 공개된 미국 연구진의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내과학회가 발간하는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이 연구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처음으로 투약한 환자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2014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전체 인구 데이터베이스에서 통풍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5,067명을 추적했다. 이 가운데 8,318명은 SGLT-2 억제제로, 6,749명은 DPP-4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했다.

성향-점수 매칭을 통해 4,075쌍 1:1로 추출해 전체 결과를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군의 통풍 발작 발생은 1,000 인년 당 52.4건, DPP-4 억제제군은 79.7건으로 나타났다. 통풍 발작의 발생 위험을 34% 낮춘 것.

통풍으로 인한 응급실 및 입원의 빈도 또한 SGLT-2 억제제군은 1,000 인년 당 0.5건으로 DPP-4 억제제군의 3.9건에 비해 위험이 48% 낮았다.

≫ 자디앙·포시가, 임상 3상 후속 분석서도 일관된 통풍 이점 확인

▲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왼쪽),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오른쪽) 제품 사진
▲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왼쪽),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오른쪽) 제품 사진

이 연구결과들은 자디앙과 포시가의 무작위 임상 3상 연구의 사후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당초 심혈관계 안전성이나 심부전 관련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의 후속 분석에서도 통풍 환자에게 SGLT-2 억제제의 이점이 나타난 바 있다.

지난 2021년 자디앙은 심혈관계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인 EMPA-REG 연구 사후분석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분석에서 자디앙으로 52주간 치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위약을 복용한 환자 대비 0.37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 등록 당시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감소량이 컸다.

통풍 발생 역시 자디앙군은 100 인년 당 0.14건으로 위약군의 0.22건 대비 위험을 19% 낮췄으며 별도의 통풍치료제 사용률을 37% 낮췄다.

포시가의 심부전 치료제 적응증 확보 기반이 된 DAPA-HF와 DELIVER 연구의 후속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심부전 환자는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모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후속 분석으로 통풍에 대한 포시가의 효과를 분석했다. 포시가군과 위약군 간의 요산 저하 요법이나 콜히친 치료 시작 시점을 확인한 것.

분석 결과 포시가로 치료받은 심부전 환자는 요산 수치가 위약군에 비해 떨어져 통풍 치료 시작 시점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22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에서 기존에 통풍이 없던 환자 9,556명 중 370명이 요산 저하 요법을 시작했다. 이 환자를 분석한 결과 포시가군은 위약군 대비 요산 저하 요법 시작 위험을 57%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추적관찰 기간에서 콜히친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 1만925명 중 113명이 콜키친 치료를 시작했다. 콜히친 치료를 시작한 비율 또한 포시가군이 1,000 인년 당 3.9건, 위약군은 1,000 인년 당 7.2명으로 확인됐다. 콜히친 치료 시작 위험 또한 46% 감소시킨 것.

이외에도 SGLT-2 억제제의 통풍 관련 혜택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당뇨병을 시작으로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으로 영역을 넓힌 SGLT-2 억제제의 다음 적응증이 통풍 분야가 될지 이목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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