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리트 알터 모더나 글로벌 면역학 부사장

모더나 가리트 알터(Galit Alter) 글로벌 면역학 부사장
모더나 가리트 알터(Galit Alter) 글로벌 면역학 부사장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남긴 코로나19 팬데믹이 정리되는 분위기다. 인류는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를 맞아 멈췄던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학생은 학교로, 노동자는 회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긴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란과 불신이 난무했던 팬데믹 시기의 갈등에 대한 봉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의 중심에 백신(vaccin)이 있었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백신에 대해 100%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새로운 백신은 짧은 기간 급하게 현장에서 사용됐고, mRNA와 같은 이론에만 있던 새로운 기전도 등장했다.

정부는 국내외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새로운 백신 투약을 승인했고, 여러 정책을 통해 백신 투여를 유도했다. 이후 백신의 효용성, 특히 부작용은 코로나19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갈등이 됐다.

이 갈등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남아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완전한 종료를 위해서는 백신 관련 갈등의 봉합이 필요하다.

<메디코파마뉴스>는 면역학 분야의 석학이자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선도한 모더나(Moderna)의 가리트 알터(Galit Alter) 글로벌 면역학 부사장을 만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만 가리트 알터 부사장은 현재 백신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의 임직원이며, 스스로가 mRNA에 대해 인류가 알고 있는 부분을 ‘빙산의 일각’이라고 표현한 것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모더나에서 면역학 연구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모더나 합류 이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19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시스템 면역학(Systems Immunology)으로, 이는 백신의 면역 반응 유도와 우리 몸에 있는 다양한 세포 유형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면역학적 접근이다. 세포 유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학적 모델링 또는 AI와 같은 컴퓨팅 도구(computational tools)를 이용해 우리 몸이 감염에 대응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백신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 합류 이후, 면역학적인 도구를 이용해 기존 방식과 더불어 최첨단 접근 방식으로의 백신 개발을 시도해 mRNA 백신이 인체 감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면역 체계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감염병 외에도 암과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대응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면역학자로서 mRNA와 면역 체계 관련 연구는 모더나가 제공한 흥미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Q. 그간 바이러스 면역학 분야의 석학으로서 최근까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과 코로나19 백신 면역 반응 등 코로나19 관련 수많은 연구에 활발히 참여해 전방위적인 연구 업적과 전문성을 쌓아 왔다. 어떻게 모더나에 합류하게 됐나?

전 세계의 생명과학자와 면역학자들에게 2020년 3월은 커다란 경종을 울린 시기였다. 팬데믹이 창궐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던 학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 전 인류적인 위협을 대처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

연구자들은 그간 개발해 온 다양한 도구와 쌓아온 네트워크, 협업 체계들을 가동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책, 즉 면역학적인 기전을 만들어 내야 했으며, 다양한 기업들은 그들이 개발한 후보물질이 면역체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제가 근무하던 연구소로 프로파일링을 요청해 왔다.

이러한 분석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문득 “전 세계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왜 직접 참여하지 않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드레아 카피(Andrea Carfi) 모더나 최고과학책임자(CSO)로부터 모더나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 전 세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Q. 국내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심낭염 및 심근염에 대한 인과관계 문제와 함께 백혈병 및 사지마비 등 자극적인 단어들도 자주 언급이 되고 있다. 면역학자로서 이런 상황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학계에서는 이상반응과 백신 상관관계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이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가 일반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심근염 및 심낭염의 경우, 당사는 mRNA 백신 투여 후 심근염 및 심낭염이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백신의 실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심근염 발병률이 45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심장 근육에 있는 ACE 2 수용체에 붙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심근염 발생 위험이 백신 접종자의 심근염 발생율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항원제시세포(Antigen Presenting Cells, APC) 표면에 안정화시켜 부착한 상태로 심장 근육의 ACE 2 수용체 등으로 떨어져 심근염이 발생할 위험이 낮다. 실사용 데이터에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추가 접종이 이루어지면 이상 반응이 발생할 확률도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더나는 환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며 각국의 법률과 관련 규정에 입각해, 지속적으로 부작용, 위험에 대한 잠재적 신호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백신 설계를 연구하며 이상 반응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Q.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LNP 구조에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 PEG)을 사용하는데 백신 접종에 있어 PEG 성분의 불안정으로 인해 아나필락시스 등의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외 mRNA 백신의 유통과 보관에 대한 이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폴리에틸렌 글리콜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경우, 항 PEG 항체에 대해 나타나는 반응이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사용 초기에 보고된 이상반응으로 이를 바탕으로 여러 연구가 진행됐으며 아나필락시스와 관련된 추정 원인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진행됐다.

2021년 알래스카에서 두가지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후 보고된 사례는 없었다. 미국 국립보건원 주도하에 미국 전역 알레르기 전문의, 전문가들을 모아 대형 컨소시엄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해당 연구에서 알레르기 또는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기질적 소인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항체 수치를 보여 이상 반응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항 PEG 항체와 이상 반응의 상관관계에 대한 근거는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또한, 해당 연구는 PEG의 문제를 특정 기업이나 백신에 얽매이지 않은 매우 객관적인 연구로 진행되어 학계에서 유의미한 연구로 평가된다.

PEG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샴푸, 로션 등에 포함되어 있어 우리는 매일 PEG에 노출되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남성 대비 여러 용품을 사용하다 보니 항 PEG 항체 수치가 높은 상태다. 수술 도구에도 PEG가 포함되며, PEG는 기본적으로 매우 안전한 물질이다. 이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PEG가 보고된 아나필락시스 두 사례가 주된 원인은 아닌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울 수 있는 지질 나노 입자의 비율 조정에 많은 노력을 해 왔으며, 이를 통해 영하 20도의 저온 속에서 백신을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모더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지질 나노 입자를 개발하고 있으며 영상 4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백신이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개선된 보관 요건을 가지고 있는 백신 개발은 전 세계에 공급을 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Q. 팬데믹을 계기로 mRNA 개발이 차세대 혁신 기술로 떠올랐지만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 평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불신이 존재한다. mRNA 백신과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회사 차원에서 진행이 되고 있는가? 면역학자로서 mRNA의 장기적인 안전성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팬데믹과 엔데믹에서의 백신 활용 접근 방식이 다르다. 팬데믹 시기에는 최대한 많은 인원이 면역 체계와 보호 효과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백신의 추가 접종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며, 이를 통해 앞으로 출현할 변이에 대해 우리 몸이 예측하는 한편 대응력도 함께 발전될 수 있다. 이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접근과 유사하다.

반면, 엔데믹 시기에서는 면역학적, 건강 의료적으로 취약한 인구에 집중한다. 이런 사람들은 건강한 일반인 대비 면역 반응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백신의 추가 접종을 통해 그때그때 등장하는 변이에 따라 필요한 면역 반응을 충분히 생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추가 접종은 실제로 변이에 노출이 되었을 때 항체 또는 T세포 수치가 이미 높게 형성된 대항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한다.

모더나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여러 활동들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가 성공적인 백신을 개발했다는 사실 외에 안전성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단계를 넘어서 생산 및 공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안전성과 백신 효능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모더나의 임상시험팀뿐만 아니라 면역학자들도 안전성 분석을 위해 면밀히 협업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면역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플랫폼을 재구성하고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백신 접종에서 나타나는 반응원성은 사람마다 차이가 나타나며, 주사 부위 통증, 피로감 등 접종 초기 반응을 안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더나의 임상시험팀과 면역학자들은 접종하신 분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

모더나의 새롭게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은 그동안 수집한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Data)와 대규모 임상 연구 데이터 및 관찰된 백신 반응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mRNA 항원의 양을 줄였다. 이러한 연구 노력을 바탕으로 향후 상용화될 RSV 백신 등은 주사 부위 통증 등의 부작용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했다. 모더나의 mRNA 플랫폼은 환자 또는 접종자의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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