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벳, 씨투씨소재와 동물약 및 보조제 공동 개발 협력
동화약품, 핏펫에 50억 투자…DB 활용한 동물약 연구개발
유한양행, 골관절염 약물 ‘애니콘주’등 잇딴 동물약 출시
대웅제약, 대웅펫 설립…이나보글리플로진 동물용 개발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그동안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점유물로 여겨졌던 동물의약품 시장에 국내 토종 제약사들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반려동물 가정이 증가하며 국내 동물약 시장 규모가 1조4,300억 원에 달한데다 정부도 반려동물 산업 육성 의지를 피력하면서 해당 시장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것이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동물의약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600여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으며 인구는 1,5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9,000억 원에서 2020년 3조4,000억 원까지 확대됐고 2027년에는 6조 원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동물약품 시장 규모도 성장세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1조4,313억 원으로 전년대비 5.1% 성장했다.

이처럼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반려동물의 노령화가 지속되면서 동물약품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도 규제 완화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에 물꼬를 터줬다.

국무조정실 소속 규제심판부는 지난 3월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 개선을 권고해 제약회사가 기존 인체 약 제조시설을 활용해 반려동물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과 공통으로 쓸 수 있는 핵심 성분을 투입한 반려동물용 항암제, 혈압약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의 개발·생산에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 정부 규제 완화에 힘 받는 제약바이오기업, 동물약 시장 진출 봇물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GC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그린벳은 최근 나노 신소재 및 광촉매 개발 환경기업 씨투씨소재와 동물용의약품과 보조제품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축적해 온 전문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동물용의약품과 보조제품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그린벳은 또 태반 전문기업인 제이비피코리아와 반려동물 영양제 ‘JBP 플라센타(태반) EQ’의 공급 계약을 체결, JBP 플라센타 EQ의 국내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그린벳에 따르면 JBP 플라센타 EQ는 일본 경주용 말의 태반에서 추출한 성분의 제품으로 제이비피가 생산·공급한다. 이 제품은 개, 고양이의 탈모 개선과 인지기능장애 개선을 돕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한양행도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반려동물 골관절염 주사제 애니콘주(AniConju)를 선보이며 의약품 개발 기업인 플루토와 판매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이에 앞서 지난 2021년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의약품 자회사 ‘대웅펫’을 설립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대웅제약은 최근 개발한 사람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동물용으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연구를 통해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동물용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동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도 확인했다며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도록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동화약품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Fitpet)’에 50억 원을 투자하며 동물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화약품은 이번 전략적 투자를 통해 핏펫이 보유한 수십만 건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동물의약품을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투자로 개발되는 의약품의 사업화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박셀바이오가 올 하반기 반려동물용 항암면역치료제 ‘박스루킨(Vaxleukin)-15’의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큐라클도 최근 안전성평가연구소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과 반려동물용 신부전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계약을 하며 동물용의약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알엑스바이오는 넥스턴바이오 자회사인 미국 로스비보테라퓨틱스와 손잡고 동물용 당뇨병·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국내 기업들이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이 활발해졌지만 해당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꽉 잡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며 “국내사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뚫고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처방권을 가진 수의사와 보호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국내사만의 장점을 가진 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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