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년 490억원·390억원 R&D 투자…올 성과 가시화
상반기 영업익 130억 흑자전환…오너 3세 경영 능력 ‘입증’
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주축으로 신약 개발 ‘시동’

▲ 제일약품 본사 전경(제공=제일약품)
▲ 제일약품 본사 전경(제공=제일약품)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제일약품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이 기업 구조 손보기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 사장이 진두지휘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성과를 내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 속도도 탄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신약후보 물질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R&D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제일약품의 영업이익은 130억 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1년과 작년에 각각 105억 원, 13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이는 제일약품이 같은 기간 연구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회사는 이 기간 490억 원과 390억 원을 각각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 2020년 연구개발비(243억 원)와 비교할 때 100%, 60% 확대된 규모다.

주목할 점은 회사가 이렇게 손실을 감안하면서도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돈은 손 대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래 먹거리 준비를 중요하게 보는 한상철 사장의 경영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인 것.

제일약품 한상철 사장
제일약품 한상철 사장

1976년생인 한 사장은 제일약품 창업주인 故 한원석 전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연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미국 로체스터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제일약품 항암사업부에 부장으로 입사해 마케팅 전무와 경영기획실 전무를 거쳐 지난 2015년 부사장에, 2017년 6월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올해 1월부터 제일약품 사장으로 선임돼 전문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와 함께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 제일약품의 경우, 도입상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마진율이 낮은 만큼 불안정한 실적 구조가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한 사장이 신약 개발을 통해 제일약품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약품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사장은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신약 개발 투자금 확보 및 원활한 글로벌 임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글로벌에서 통하는 혁신 신약 허가 및 출시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제일약품은 지난 2020년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여기서 이 회사의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한상철 사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도 순항 중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 중국 제약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자스타프라잔'을 기술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1억 2,750만 달러, 우리 돈 약 1,600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선급금)만 약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제일약품은 진통제 개량신약 'JLP-2004', 당뇨병 치료제 개량신약 'JLP-2008', 뇌졸중 치료제 'JPI-289', 이중표적항암제 'JPI-547' 등을 개발 중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현재 제일약품은 항암제를 포함해 다양한 개량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자스타프라잔의 기술 수출은 한상철 사장이 R&D에 집중한 성과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수익성 좋은 품목을 개발하는 것은 회사 성장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필수적인 만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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