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실적은 개선세…올 잇딴 악재 이슈로 경영능력 ‘타격’
사측 “업무절차 전산화·전문인력 증원, 회계투명성 확보할 것”

현대약품 이상준 대표
현대약품 이상준 대표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현대약품 오너 3세 이상준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따라 붙고 있다. 이 회사가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 수익성을 개선하고도, 회계 처리 위반한 사실이 드러난 데다 의약품 포장 오류 이슈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업 신뢰도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하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약품 이상준 대표가 지난 2021년 경영권을 쥔 이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 회사의 식이 음료 제품 ‘미에로화이바’와 탈모치료제 ‘마이녹실’ 등 간판 제품의 판매고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고(故) 이규석 현대약품 창업주의 손자로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 1976년생인 이 대표는 동국대 독어독문학과와 미국 샌디에이고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상준 대표는 지난 2003년 현대약품에 입사한 후 2011년 등기임원으로 선임,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약품 미래전략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쳤다. 지난 2018년 2월 이한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인 김영학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아왔다. 이후 2021년 1월 김 대표의 사임에 따라 이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회사의 실적 측면에서 보면 3세 경영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가 단독 경영 체제를 구축한 이후 현대약품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약품의 개별기준 매출액은 1,627억 원으로 전년보다 16.4%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80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반기 실적(5월 기준)도 긍정적이다. 5월 기준 이 회사의 매출은 877억 원, 영업이익은 5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5%, 14.5% 늘었다.

문제는 올 들어 분식회계 이슈와 약 포장 오류 등 이 대표의 경영 행보에 발목을 잡을 만한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업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점이다.

앞서 현대약품은 고혈압약 용기에 치매약을 넣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조사 결과 해당 사태는 의약품 포장 과정에서 사측이 오류를 범한 사건으로, 치매치료제 타미린정이 담긴 용기에 현대미녹시딜정의 라벨이 부착돼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고혈압약으로 만들어진 현대미녹시딜은 탈모 치료제로도 흔히 사용되는 약이다.

이에 현대약품 측은 라벨 오류가 확인된 1병을 포함해 같은 날짜에 생산된 현대미녹시딜정 2만 병을 선제적으로 회수했다. 이 일로 회사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현대미녹시딜정에 대해 제조업무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계 처리 위반 사실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현대약품에 대해 회계 처리 위반을 지적하고 이 회사에 16억 5,780만 원, 前 대표이사 등 2인에게는 3억 3,140만 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매출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판매장려금을 빼지 않고 이를 수익에다 인식,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회사는 결산 시 임의로 판매관리비와 같은 비용과 부채(미지급금)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해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을 부풀린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임의 상계금액 규모만 33억 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약품 관계자는 “향후 회계 이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업무프로세스를 전산화했다. 또한 회계전문인력을 증원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했다”며 “미녹시딜정 라벨 부착 오류와 관련해서도 공정을 보완하고 설비를 도입하는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혼입을 예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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