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주도 임상 2차 결과, EADV 연례학술대회서 공개
로플루밀라스트 치료 시 3명 중 1명 5% 이상 체중 감소

유토이미지
유토이미지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국소적으로 사용되는 건선 치료 성분을 경구 복용했을 때 치료 효과와 함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건선 환자에게 더 나은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피부과및성병학회(EADV)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국소용 건선치료제 성분인 로플루밀라스트의 경구제 가능성을 알아본 연구자 주도 임상인 PSORRO 연구의 2차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로플루밀라스트는 크림 형태의 포스포디에스테라제-4(PDE4) 억제제 계열의 국소용 판상 건선치료제로 미국, 캐나다 등 시장에서 허가된 성분이다.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는 만성 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로만 허가돼 있다.

PSORRO 연구는 건선에서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중등도~중증 건선 환자 46명을 대상으로 위약과 무작위 대조한 연구자 주도 임상이다.

올해 초 발표된 1차 분석 결과에서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는 12주 차에 건선 중증도지수(PASI) 75 달성 환자 수가 23명 중 8명(35%)으로 위약군의 0%(23명 중 0명)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주 결과에서도 로플루밀라스트군은 PASI 50 달성률 65%, PASI 75 달성률 44%, PASI 90 달성률 22%, PASI 100 달성률 9%로 확인됐다. 참여 환자의 주요 부작용은 일시적인 위장 증상이나 체중 감소, 두통 및 불면증이었다.

연구진은 이 부작용 가운데 체중 감소에 주목했다. 2차 분석을 통해 체중 감소를 부작용이 아닌 새로운 가치로서 살펴본 것.

연구진에 따르면 12주 치료 후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로 치료받은 환자 3명 가운데 1명(35%)이 기저치 체중에서 5% 이상 감소한 반면 위약군(0%)에서는 이런 경향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로플루밀라스트군 환자의 17%는 12주 차 체중이 10% 이상 줄었고 4%는 15% 이상 체중 감량이 나타났다.

24주 치료 후에도 환자의 5% 이상 체중감소 비율은 30%, 10% 이상 체중감소 비율 17%, 15% 이상 체중감소 비율 13%로 위약군의 9%, 0%, 0%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에서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며 “이는 BMI가 높은 건선 환자를 치료하는 데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가 건선 적응증을 획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미 특허가 만료돼 약가가 떨어져 있어 제약사가 대형 임상연구를 진행할 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는 현재 특허가 만료돼 있으며, 이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경구용 로플루밀라스트는 COPD 치료제로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닥사스가 1정 당 보험상한가 859원, 삼아제약의 삼아로플루가 1정 당 보험상한가 730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