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리반트/렉라자·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 결과, 글로벌 학회 공개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뚜렷…독성 고민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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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이 다시 한번 격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을 넘어서는 데이터가 잇따라 글로벌 학회에서 공개됨에 따른 움직임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와 화학항암제를 병용해 결과를 살핀 FLAURA2 연구 결과를 지난달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했고, 최근 얀센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과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MARIPOSA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두 병용요법 모두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전체 생존기간(OS) 결과 도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을 예고하는 데이터다.

특히 새로운 병용요법에 국내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개발한 렉라자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을 끈다. 화학항암제가 포함되지 않아 병용요법의 최대 약점인 독성에서 장점으로 작용해 표준요법으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타그리소도 리브리반트와 병용하는 OSTARA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변수는 남아있다.

≫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 타그리소 단독 대비 PFS 7개월 '개선'

지난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ESMO 2023에서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요법 임상 3상인 MARIPOSA 연구의 첫 분석결과가 공개됐다.

MARIPOSA는 이전 치료경험이 없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아시아인 58%, 뇌전이 동반 41%)를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 타그리소 단독군, 렉라자 단독군으로 2:2:1 무작위 배정해 결과를 평가하는 임상이다.

특히 수년간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은 타그리소 단독요법과의 직접비교라는 점에서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과 타그리소 단독의 PFS 비교였다.

발표에 따르면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은 추적기간 중앙값 22.0개월에서 PFS 중앙값이 23.7개월로 나타났다. 타그리소 단독군의 16.6개월 대비 7.1개월 연장한 결과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치료할 경우 타그리소 단독요법 치료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0%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렉라자(왼쪽) 리브리반트(오른쪽) 제품사진
렉라자(왼쪽) 리브리반트(오른쪽) 제품사진

객관적 반응률(ORR)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에서 86%, 타그리소 단독군에서 85%로 나타났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각각 25.8개월과 16.8개월이었다.

후속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을 살펴보는 PFS2에서도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25% 위험을 낮췄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를 이끈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뇌전이와 상관없이 일관된 혜택과 반응지속기간 9개월 개선을 보였다”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새로운 1차 표준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요법, PFS 중앙값 25.5개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의 MARIPOSA 결과에 앞서 지난달 WCLC 2023에서는 타그리소와 화학항암제를 병용하는 FLAURA2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독성이 높은 화학항암제와의 병용이지만, PFS 결과만으로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FLAURA2 연구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3기 혹은 4기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57명을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군과 타그리소 단독군으로 무작위 배정에 결과를 살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FLAURA2 연구의 1차 평가변수 또한 실험군과 비교군의 PFS 결과였다.

발표에 따르면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군의 PFS 중앙값은 25.5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의 16.7개월 대비 8.8개월 연장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킨 결과다.

타그리소 제품사진
타그리소 제품사진

PFS 개선은 뇌전이, 인종, 진단 시점의 연령, 흡연력 등에 따른 하위그룹에서도 일관됐다. 특히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군에서 PFS 중앙값이 24.9개월로 단독요법의 13.8개월 대비 두드러진 효과를 보였다.

ORR은 타그리소/화학항암제 병용군이 83.2%, 타그리소 단독군이 75.5%로 나타났으며 DOR은 각각 24.0개월, 15.3개월로 확인됐다.

다만 화학항암제가 포함된 병용요법이라 혜택과 독성으로 유발되는 위험과의 손익계산이 필요하다.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3세대 TKI 단독요법도 1차 치료제 급여권 진입에 수년간 난항을 겪었다”라며 “병용요법은 약가와 독성에 대한 고민이 추가로 필요하다. 우선 국내외 허가와 표준요법 인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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