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분기 증시 리뷰] 제약바이오 증시 판도 변화
시가총액 8조 원 증발 속 10종목 중 1종목은 ‘반토막’
JW중외·삼천당제약·대화제약↑, 일동·경남·경보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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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올해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미국의 유동성 축소에 따른 직격타를 맞으면서 금리 인상 압박과 인플레이션 공포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투심 불안이 지속적으로 증시를 짓눌렀다. 하지만 이러한 증시 환경에서도 점차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하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제약바이오도 반등을 위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조정은 지난 3분기까지도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의료AI·비만치료제 테마를 중심으로 바이오·의료기기 소부장 종목들이 상승세를 타면서 전반적으로도 반등 시도가 연출되는 분위기다.

앞서 제약바이오 업종은 2020년 코로나19 테마가 기대감을 등에 업고 급격히 몸집을 불리며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에 대해 가시적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끝나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신뢰성과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여기에 악성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제약바이오는 수급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2021년과 2022년 급락 한 바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을 둘러싼 2021년 3분기까지의 증시 환경에 따른 판도 변화를 되짚어 봤다.

≫ 제약바이오, 오른 종목 손가락 꼽아야…10종목 중 1종목 ‘반토막’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코스피 의약품(47종목) 및 코스닥 제약(117종목) 기업의 등락 폭을 확인한 결과, 이 기간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포진해 있는 의약품지수는 13,793.83포인트에서 12,087.66포인트로 12.3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이오텍과 중견제약사 중심의 제약지수는 7,263.80포인트에서 7803.58포인트로 7.43%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전반적으로는 제약바이오가 혼조세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국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같은 기간 각각 10.22%, 23.81%가 상승한 만큼 일부 대형 제약바이오사들에서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의약품지수는 앞서 2021년 –18.41%, 2022년 –19.82% 빠지며 하락 폭이 코스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컸었는데 올해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제약사들이 증시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시선에서 다소 멀어졌음이 확인되는 내용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비중으로 들어가 있는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는 일단 반등에 성공하면서 향후 재도약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등락 폭만 보면 의약품 지수보다 20% 이상 오른 수치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황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서도 다소 나은 성적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제약바이오 대표지수인 나스닥 생명공학지수가 6.16% 하락한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도 어느 정도 선방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지난해 제약지수는 34.86%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만큼 조정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9월 말 기준 신규상장 1종목을 제외한 163개 제약바이오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 수는 58개 종목에 불과했다. 오른 종목 비율은 36%였다. 반면 떨어진 종목 수는 105개 종목으로 64%를 차지했다. 이는 3개 종목 중 2개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대상 종목 중 50% 이상 하락한 종목 수도 12종목으로 제약바이오 10종목 중 1종목은 반 토막 이상이 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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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바이오, 올해 들어 시총 8조 ‘공중 분해’

조정세가 이어진 만큼 시가총액(이하 시총)도 올해 들어 8조2,399억 원이 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152조3,216억 원의 시총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144조817억 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시총이 가장 큰 곳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48조 4,690억 원 수준이었다. 이어 셀트리온 20조3,790억 원, 유한양행 5조809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 5조1,980억 원 규모였다.

올 한해 시총이 가장 늘어난 곳은 유한양행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말 4조1,890억 원에서 지난 9월 기준 5조8,090억 원으로 1조6,200억 원의 돈이 늘어났다. 이외에도 메디톡스(시총 증가 9,950억 원), HLB생명과학(9,340억 원), 삼천당제약(7,990억 원), 한올바이오파마(7,760등에서도억 원), 케어젠(6,000억 원), 파마리서치(5,980억 원), HLB(5,600억 원), 펩트론(5,360억 원) 등에서도 5천억 원 이상이 돈이 늘어났다.

반면, 주가가 하락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조 원(9조9,650억 원↓)에 달하는 돈이 사라졌고 이외 셀트리온(2조2,200억 원), 대웅제약(5,290억 원), 네이처셀(4,580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4,460억 원), 바이오노트(3,830억 원), 씨젠(3,060억 원), 신풍제약(3,050억 원) 등도 주가 하락에 시총이 3천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제약바이오 상승 테마…‘의료 AI’ 주도

올해 제약바이오에 있어 주된 테마는 의료 AI(인공지능)를 필두로 한 제약·의료·바이오 소부장 테마였다.

사실 AI테마는 글로벌 증시 전반에 자리 잡은 화두였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챗 GPT가 연초부터 국내외 증시를 달구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서다. 특히 글로벌에서도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주요 종목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결과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AI 종목들도 일부 종목의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상승을 나타낸 것이다.

의료 AI로 꼽혔던 테마 종목으로 제이엘케이(올 9월까지 등락률 780.95%↑), 뷰노(525.8%↑), 루닛(524.17%↑), 셀바스헬스케어(456.66%↑), 딥노이드(298.84%↑), 셀바스AI(218.8%↑)가 올해 3배 이상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외에도 노을(81.7%↑), 신테카바이오(55.83%↑), 퀀타매트릭스(20.35%↑), 젠큐릭스(10.41%↑) 등도 상승세를 탔다.

대표적으로 올해 주가가 8배나 폭등한 제이엘케이는 이 회사의 뇌졸중 솔루션 100여 개가 병원 공급을 완료하면서 매출 성장이 전망됐고 여기에 뇌졸중 솔루션들 일부가 혁신의료기기 통합 심사를 통과해 줄줄이 비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서 환자들의 실비보험 정산도 가능해졌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신기술추가지불 보상제도(NTAP) 승인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투심을 자극했다.

특히 의료 AI 종목의 상승 배경엔 정부 측이 의료 AI에 힘을 실어 주면서 상승기류가 이어진 것도 이유가 됐다. 실제로 산업통상지원부가 바이오경제 2.0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15조 원의 민간 투자 지원, 백신뿐 아니라 바이오의약품까지 국가전략기술로 넓혀 투자세액 공제를 확대,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디지털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바이오 경제 생산 규모 100조 원, 수출 규모 5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게다가 바이오 액티브 ETF가 다수 상장되면서 수급개선 기대도 재료로 작용하며 투심이 개선됐다. 액티브 ETF란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직접 투자 종목을 선정해 초과 수익을 내는 펀드를 뜻하며 지난 8월에만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타임포트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신한자산운용의 ‘SOL 의료기기소부장Fn’등이 상장됐다.

또한 의료기기 소부장(소재·부품·장비)도 강력한 재료로 부각 됐다.

동운아나텍이 세계 최초로 타액(침)을 이용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디살라이프’의 2차 탐색 임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는 소식에 110.31%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 전문업체 디알텍(292.78%↑), 분자진단기기 전문업체 진시스템 (182.56%↑), 암 진단기기 전문업체 바이오다인(165.38%↑) 등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도 의료정밀 치과 치료제와 관련해서 한스바이오메드(82.22%↑), 메타바이오메드(71.43%↑), 오스테오닉(49.29%↑), 디오(28.43%↑), 덴티움(10.7%↑), 덴티스(6%↑) 등이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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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치료제 테마 등에 업고 개별주 강세 뚜렷

제약사와 신약개발 중심의 바이오텍에서는 올해 화두로 등장한 비만치료제를 등에 업었다. 여기에 개별종목별로는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 결과와 실적전망에 따라 등락 폭이 결정됐다.

시장에서는 비만치료제 관련주로 펩트론, 라파스, 대웅제약, 큐라티스,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일동제약, 대원제약, 애니젠, 대화제약, HLB제약, 인벤티지랩, 셀트리온제약, 올릭스, 대봉엘에스, 아이센스, 미코바이오메드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사가 언급됐다.

이들 중 펩트론은 339.87% 상승하며 폭등했고 인베티지랩(116.77%↑), 애니젠(83.27%↑), 아이센스(63.69%↑) 등도 50% 이상 오르며 급등세를 기록했다. 특히 펩트론은 이 회사가 개발한 약효 지속성을 늘리는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적용한 당뇨 및 비만 치료제 'PT403'의 기술수출 성사 가능성이 기대된 것이 상승 이유가 됐다.

≫ JW중외·삼천당·대화제약…중견제약사 ‘반란’ 돋보여

이 밖에도 JW중외제약은 전통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가가 2배(102.65%) 이상 오르며 급등세를 기록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후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고 여기에 파이프라인의 임상 순항까지 겹치면서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메디톡스(97.27%↑), 한올바이오파마(83.43%↑), 씨티씨바이오(82.7%↑), 파마리서치(80.97%↑), 바디텍메드(80%↑), 삼천당제약(75.34%↑), 제테마(71.76%↑), 오스코텍(68.79%↑), 제일바이오(67.07%↑), 대화제약(55.64%↑),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54.47%↑) 등도 50% 이상 오른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JW중외제약은 과거 2020년과 2019년 각각 153억 원과 25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3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반전 기틀을 다졌다. 이후 지난해엔 사상 최대 매출 실적(6,844억 원)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도 630억 원을 내면서 당기순이익마저도 흑자 전환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 실적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 이 회사의 파이프라인도 주목받았다. 덴마크 레오파마에 기술수출한 아토피 신약 ‘JW1601’부터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과제로 STAT3 단백질 타깃 항암제와 탈모 치료제 ‘JW0061’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받았다.

삼천당제약은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수혜 기대감이 재료로 작용했다. 실제로 회사는 캐나다 아포텍스 社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캐나다 독점판매권 및 공급계약 체결하기도 했다. 아울러 회사 측은 지난 3월에 수령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임상3상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해외 파트너사들과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 및 글로벌 바이알과 프리필드시린지 동시 허가신청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화제약은 중국당국이 이 회사가 개발한 위암 치료제 ‘리포락셀’의 신약품목 허가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리포락셀은 대화제약이 자체 개발한 경구용 위암 개량신약으로 국내에서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위암 환자 또는 국부 재발성 위암에 대한 2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하이허 바이오파마와 협력해 신약 승인과 판매를 추진 중이다.

≫ 반 토막 종목 수두룩…에스디바이오센서·SCM생과·경남제약 등

반면, 하락한 종목들도 무더기로 나왔다. 여기에는 물가, 환율, 금리로 대변되는 3高에 시달리면서 제약바이오의 전반적인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은 금리 압박과 유동성에 취약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큰 낙폭을 불러오며 증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 그동안 제약바이오 섹터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코로나19 이슈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동력이 소멸하면서 급락한 것도 추세의 연속성이라는 점에서 투심을 악화시켰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단키트 대표 종목인 에스디바이오센서(62.29%↓), 씨젠(21.51%↓), 휴마시스(34.82%↓), 수젠텍(29.36%↓), 피씨엘(32.17%↓), 진매트릭스(25.52%↓) 등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또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에 치중했던 일동제약(26.32%↓), 진원생명과학(50.49%↓), 신풍제약(27.19%↓) 등의 주가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외에도 개별 종목에선 에스씨엠생명과학이 72.68% 급락했다. 이는 회사가 개발 중인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SCM-AGH’ 임상 2상 결과가 경쟁약에 비해 유효성이 낮아 상업성에 의문부호가 달린다는 우려와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62.2%↓), 파멥신(60%↓), 피플바이오(51.89%↓), 유틸렉스(55.12%↓), 그린생명과학(52%↓), 경남제약(51.94%↓) 등도 50% 이상 급락하며 주가는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요제약사들의 올해 상반기까지의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다소 뒤떨어졌지만, 최근의 3高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 환경을 고려할 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결산기준으로 수익성만 보면 한올바이오파마, 유바이오로직스, 비씨월드제약, 서울제약, 유유제약, 유한양행, 삼아제약, JW중외제약, 휴메딕스, 메타바이오메드, CMG제약 등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0%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제일약품, 영진약품, 경보제약, 차바이오텍, 동성제약, 에이비엘바이오, 한국비엔씨, 하이텍팜, 대성미생물 등도 영업 흑자전환에 성공해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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