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크레틴 틸제파티드·펨비두티드·수르보두티드 연구 결과 주목
당뇨-틸제파티드·NASH-펨비두/수르보두, 비만 타깃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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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펩티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발전 방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등 기존 GLP-1 기전에 가스트린억제폴리펩타이드(GIP)나 글루카곤 수용체를 결합하는 ‘트윈크레틴(Twincretin)’ 방식이 향후 비만치료제 연구와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는 트윈크레틴 기전으로 개발하고 있는 여러 후보물질의 비만 환자 대상 임상 결과가 쏟아졌다.

주목할 점은 이들 트윈크레틴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들이 공개하고 있는 데이터가 하나같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3중 작용제로 개발 중인 일라이 릴리의 리타트루티드도 있지만, 현재 데이터는 가까운 미래, 비만 치료의 중심에 트윈크레틴 기전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

≫ ‘대표주자’ 일라이 릴리 틸제파티드, SURMOUNT-4 결과 공개

일라이 릴리의 틸제파티드(당뇨 제품명 마운자로)는 트윈크레틴 기반 치료제의 대표주자로 볼 수 있다.

기존 GLP-1 유사체에 더해 GIP를 결합해 효과를 배가하는 방식이다. 당뇨병 치료제로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허가돼 있으며 현재 비만치료제 적응증을 기다리고 있다.

틸제파티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PASS 연구에서 눈에 띄는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나며 비만치료제로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지난해부터 발표된 비만 환자 중심의 SURMOUNT-1, SURMOUNT-2 연구 결과는 비만대사수술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MOUNT-1에서 틸제파티드 10mg군과 15mg군은 72주 차에 각각 21.4%, 22.5%의 체중감량이 나타났다.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환자가 참여한 SURMOUNT-2에서도 틸제파티드 10mg군과 15mg군은 72주 차에 각각 13.4%, 15.7%로 확인됐다.

이번 EASD에서 공개된 SURMOUNT-4는 36주간 틸제파티드를 오픈라벨로 투여한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783명을 이후 52주간 위약군과 틸제파티드 지속군으로 나눠 체중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다.

발표에 따르면 88주 차 지속군의 평균 체중 감소는 26.0%로 나타났으며 36주 이후 위약군의 체중 감소는 기준선 대비 9.5% 감소했다. 36주 차에 틸제파티드를 중단했을 때 체중이 회복됐지만, 88주 차까지 9.5% 수준의 체중 감소 유지가 확인된 것.

기준선의 평균 체중 107.3kg(236lb)과 비교했을 때, 참가자의 평균 체중은 36주 후 85.2kg(187.8lb)까지 감소했다. 틸제파티드를 중단한 환자는 평균 97.0kg(213.8lb)으로 체중이 회복된 반면, 약물을 계속 복용한 사람들은 평균 79.1kg(174.4lb)으로 감소했다.

지속군의 95%가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가운데 위약군의 달성률도 69% 수준이었다. 지속군의 20% 체중 감량 달성률은 72.6%, 위약군은 11.6%로 나타났다.

발표에서 연구진은 “흥미롭게도 약물을 중단한 환자들도 기준선까지 체중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아마도 결국 기준선으로 돌아가겠지만, 52주(중단 기간)에는 여전히 기준선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틸제파티드가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비만 수술인 위소매절제술의 효과와 동등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며 “이는 비만 치료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표였다. 이는 우리가 목표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 알티뮨 트윈트레틴 펨비두티드, 비만 타깃 MOMENTUM 임상 중간결과

미국 바이오업체인 알티뮨이 개발하고 있는 펨비두티드(pemvidutide)도 이번 EASD에서 임상 2상 MOMENTUM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펨비두티드는 GLP-1 유사체에 글루카곤 수용체를 결합한 트윈크레틴이다.

펨비두티드는 틸제파티드와 달리 당뇨가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을 타깃으로 우선 개발하고 있는 약물이다.

글루카곤이 포도당 강하와 반대되는 작용을 해 당뇨병 치료제로는 개발이 이뤄지지 않지만, 간 지방 감소, 심장에 대한 긍정적 효과, 신장에 대한 긍정적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48주간 과체중 또는 비만이면서 비만 관련 동반질환을 하나 이상 갖고 있지만, 당뇨병은 없는 참가자 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펨비두티드 1.2mg군, 1.8mg군, 2.4mg군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이번 EASD 발표는 참가자 가운데 사전 지정된 160명을 대상으로한 중간분석 결과다. 연구 결과 1.2mg군, 1.8mg군, 2.4mg군의 24주 차 체중감소는 각각 7.3%, 9.4%, 10.7%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체중감소는 1%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비율은 1.2mg군, 1.8mg군, 2.4mg군이 각각 66.7%, 66.7%, 84.6%였으며 위약군은 25%였다. 1.8mg군과 2.4mg군의 절반은 체중이 10% 이상 감소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도 2.4mg군에서 24주 차에 각각 16.5%, 2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수치도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고밀도 지단백질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2.4mg군은 수축기 혈압 5.5mmHg, 확장기 혈압이 1.8mmHg 떨어졌으며, 낮은 용량군에서는 그 정도가 작았다. 포도당 항상성은 24주 동안 모든 그룹에서 유지됐다.

연구진은 “비만 환자의 주요한 동반 질환은 이상지질혈증이 66~70%, 지방간 질환이 58~75%, 고혈압 45~55% 수준이다. 제2형 당뇨병은 19~23%로 덜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크레틴 기반 체중 감량 약물의 출현은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라고 전했다.

펨비두티드의 48주 전체 데이터는 올해 4분기 발표될 예정이다.

≫ 베링거 수르보두티드, ADA 발표 임상 2상 데이터 앙코르 프리젠테이션

펨비두티드의 EASD 발표가 이뤄진 세션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수르보두티드의 데이터도 소개됐다.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발표한 임상 2상 전체 데이터의 알코르 프리젠테이션이다.

수르보두티드 역시 펨비두티드와 마찬가지로 GLP-1 유사체와 글루카곤 수용체를 결합한 트윈크레틴이다. 수르보두티드도 NASH를 타깃으로 우선 개발되고 있다.

소개된 데이터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지만, 제2형 당뇨병은 없는 환자 3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다.

해당 임상에서 참가자들은 수르보두티드 0.6mg군, 2.4mg군, 3.6mg군, 4.8mg군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참여 환자의 평균 연령은 49세였으며 체중은 106kg(234lb), 체질량지수(BMI)는 37kg/㎡, 여성 비율은 68%이었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46주 차까지의 체중 변화율이었다. 유지 단계 동안 할당된 용량에 도달하고 이를 유지한 참가자의 평균 체중 감소는 0.6mg군 6.8%, 2.4mg군 13.6%, 3.6mg군 16.7%, 4.8mg군 18.6%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체중 감소는 2.0%였다.

이상반응은 수르보두티드군 환자의 91%, 위약군 환자의 75%에서 발생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였으며 이는 대부분 경증~중등도로 주로 용량 증량 중에 발생했다. 이 효과는 점진적인 복용량 증가에 의해 잠재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누군가는 체중 감량 약물 A에 반응하지 않지만, B에는 반응할 수 있다”며 “수르보두티드는 두 가지 유형의 수용체에 작용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체중감량의 폭뿐 아니라 반응하는 환자의 수도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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