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방문진료 및 재택의료 관련 의사 인식조사 결과 발표
시범사업 참여의사 2명 중 1명 ‘만족’…참여 의료기관 수는 부족
정부 홍보 부족 및 낮은 진료수가‧어려운 환자 발굴 등 원인 지목
“진료수가 및 지원인력 수가 개선‧행정 절차 간소화 등 필요”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의사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진행한 ‘방문진료·재택의료 관련 의사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의사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진행한 ‘방문진료·재택의료 관련 의사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수년 동안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의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로 낮은 진료 수가가 지목됐다.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이 큰데다 환자 발굴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진료수가 및 지원인력 수가를 개선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 등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의사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진행한 ‘방문진료·재택의료 관련 의사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해 진료하는 서비스로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사업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기준 시범사업에 공모한 의료기관은 의원 930곳, 한의원 2,926곳으로 3,856곳이다.

이 중 실제 의료비를 청구한 의료기관은 공모기관의 16.5%에 그친 638곳이다. 이마저도 의원급 의료기관은 194곳으로 444곳인 한방 의료기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의사협회는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관련 의사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차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 339명을 상대로 진행됐으며 ▲방문진료 사업에 대한 인식 ▲참여 현황 ▲참여 이유 ▲방문진료 만족도 ▲불만족 이유 ▲앞으로 참여 여부 ▲개선사항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의사 2명 중 1명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제도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이유로는 ‘방문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의 어려움(32.3%)’이 꼽혔다.

이어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복잡(20.0%)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16.9%)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 돼서(13.8%) ▲방문진료 지원 인력 부족(10.8%) ▲기타(6.2%) 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의사들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사 결과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22.6%)이 1위로 꼽혔다.

이어 ▲홍보 부족으로 미리 알지 못해서(17.9%) ▲방문진료 수가가 너무 낮아서(15.3%) ▲방문진료를 지원할 인력이 부족해서(13.9%)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복잡해서(11.7%)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7.7%) 순이었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우선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의사 진료 수가 개선’이 3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방문진료 지원인력 수가 개선(26,8%)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 간소화(16.8%) ▲방문진료 지원인력 인건비 지원(10.6%) ▲의료취약지역 수가 개선(5.6%)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사협회는 일차의료 방문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 ▲의사 진료 수가 개선 ▲방문진료 지원인력 수가 개선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 간소화 ▲지원인력 인건비 지원 필요 등을 제안했다.

우봉식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시범사업은 환자 본인부담금 비율이 30%로 너무 높기 때문에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적다”며 “일본은 본인부담금이 10% 수준이다. 본인 부담을 줄여 환자 가족들이나 보호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의사회 등과 함께 통합 돌봄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센터에서 환자를 우선 발굴할 수 있는 대책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활성화된다면 현재 지역의료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방은 의료기관과 환자와의 거리가 멀어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자체 재정 자립도가 수도권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지역은 시범사업 지역 가산을 주는 등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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