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센자, ESMO서 ALINA 연구 중간결과 공개…DFS 위험 76%↓
ADAURA 중간결과로 허가받은 타그리소, OS 위험 51%↓도 입증

▲타그리소(왼쪽), 알레센자(오른쪽) 제품사진
▲타그리소(왼쪽), 알레센자(오른쪽) 제품사진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획기적인 효과를 입증한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기전의 표적치료제들이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미 조기 환자에게 효과를 입증하고 허가까지 획득한 EGFR 타깃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최종 생존율 개선을 발표하며 보험 적용 가능성을 높였고, ALK 타깃 치료제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는 새로운 데이터를 공개하며 허가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타그리소와 알레센자는 EGFR이나 ALK 변이 양성인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예후를 대폭 개선하며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바 있다. 특히 이전 세대 TKI에서 미미했던 뇌전이 환자 대상 효과 입증은 혁신적인 치료 결과를 가져왔다.

잇따라 나오고 있는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연구 결과가 이제는 경쟁 시장이 된 TKI 시장에서 타그리소와 알레센자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알레센자, 조기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 효과 ‘입증’…DFS 위험 76%↓

최근 개최된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알레센자의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3상인 ALINA 연구 중간결과가 공개됐다.

ALINA 연구는 종양이 완전히 절제된 1B기~ 3A기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알레센자와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무작위, 활성 대조군, 다기관, 오픈 라벨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는 전체 257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설계됐으며 한국인 환자도 17명이 포함됐다. 참여 환자는 질병 재발이 없다면 최대 24개월 동안 하루 2회 600mg 알렉티닙군, 혹은 정맥 내 백금 기반 화학요법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무작위 배정일로부터 첫 번째 질병 재발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인 무질병 생존(DFS) 기간의 개선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중간결과는 추적기간 중앙값 27.8개월에서의 DFS 데이터다.

발표에 따르면 알레센자로 치료한 130명의 DFS는 화학요법으로 치료한 127명에 비해 이점을 보였다.

알레센자군은 DFS 기간의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화학요법군은 44.4개월에 그쳤다. 위험비로 살펴보면 질병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76% 개선한 결과다. 이 결과는 연구 과정에서 탈락한 환자의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유사했다.

병기별로 살펴보면 1B기 환자의 경우 알레센자 치료가 화학요법 대비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79%, 2기는 76%, 3A기는 75% 각각 개선했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알레센자는 화학요법 대비 나은 결과를 얻었다. 치료 기간 동안 알레센자군의 23.4%, 화학요법군의 25.8%가 3등급 또는 4등급 부작용을 겪었다.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알레센자군에서 5명, 화학요법군에서 13명이었다.

연구진은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인 ALK 양성 초기 폐암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서 알레센자의 잠재력을 강화하는 데이터”라면서도 전반적인 생존 데이터는 아직 성숙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아닐지라도 조기 비소세포폐암에서 알레센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허가에 대한 기대는 커진다.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앞서간 타그리소가 DFS 결과만으로 국내외 허가를 획득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 6월 ASCO서 조기 비소세포폐암 OS 개선 입증 타그리소, 급여 논의 ‘도움’ 되나

타그리소는 2020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이번 알레센자가 발표한 정도의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3상 ADAURA 중간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ADAURA 연구는 종양을 완전히 절제한 1B기~3A기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82명이 참여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타그리소와 위약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2기~3A기 환자에서 위약 대비 타그리소의 DFS 개선이었다.

당시 발표는 24개월 시점에서 DFS를 분석한 데이터였다. 발표에 따르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타그리소를 사용했을 때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위약 대비 83% 감소했다. 1B기 환자를 포함하더라도 타그리소의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감소는 80%에 달했다.

또한 24개월 시점에서 타그리소군은 뇌전이 등 중추신경계 전이 없는 생존율이 98%로 위약군의 85%에 비해 높았다.

타그리소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미국 허가에 이어 2021년 유럽과 국내에서 EGFR 양성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아직까지 타그리소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기 비소세포폐암은 환자 규모가 기존 말기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크고 장기간 복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재정 소요가 크다. 말기 환자의 1차 치료제 적응증도 급여권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기에 논의조차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6월 열린 ASCO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급여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가 공개됐다. ADAURA 연구의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결과다.

OS 데이터 분석 결과, 타그리소군의 5년 생존율은 88%로 위약군의 78%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51% 낮춘 결과다. 3년 생존율은 타그리소군과 위약군이 각각 95%, 89%였으며 4년 생존율은 93%, 84%로 나타났다.

병기별로 살펴보면 1B기에서 위약군 대비 타그리소군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56%, 2기에서 37%, 3A기에서 63% 각각 감소했다.

해당 결과는 성별, 연령, 인종, 흡연력, 항암화학 보조요법 치료 여부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됐다.

당시 발표를 맡은 연구진은 “DFS에서 나타난 개선이 OS 혜택으로 이어졌다”며 “ADAURA 연구는 EGFR 양성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통계적으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OS 개선을 보여준 최초의 임상 3상으로 해당 적응증에서 타그리소 표준치료의 근거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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