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인수합병, 2021~2022년 인수합병 건수 웃돌아
라이센싱 규모,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초기발굴 단계 ‘주목’
빅파마, 초기 후보물질 ‘눈독’…“韓 제약사 현장 투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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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올해 상반기 트렌드는 인수합병이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 라이센싱이 초기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부터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현지 지사를 만들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빅파마와 네트워킹을 늘리는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2023년 미국 제약바이오 산업 주요 동향과 미국 진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움츠러들었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간의 인수합병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870억 달러(114조5,007억 원) 이상의 금액을 인수합병(M&A)에 투자했다. 회사간 인수합병은 적응증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됐다. 이 중 가장 많은 인수합병이 이뤄진 분야는 항암 치료제였다. 이어 면역질환·대사질환·희귀질환 순으로 M&A가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수합병의 규모와 건수가 최근 2년간의 인수합병 건수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18년부터 2019년의 경우 M&A의 계약 규모와 건수가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수합병의 건수가 쪼그라든 상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이전이나 연구 협력 계약 규모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술이전 또는 연구 협력 계약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약 700억 달러(92조4,400억 원), 2018년 약 1,100억 달러(145조2,600억 원), 2019년 약 1,180억 달러(155조8,200억 원), 2020년 약 1,420억 달러(187조5,100억 원)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약 1,570억 달러(207조3,200억 원)를 기록해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해 작년에는 1,320억 달러(174조3,100억 원)로 내려앉았다.

다만, 올 상반기 전략적 제휴나 라이센싱 건수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계약된 3건 중 2건이 디스커버리(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체결된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성사된 계약 43건 중 29건이 물질 발굴 단계에서 이뤄졌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도 전체 계약 건수 중 63%(91건 중 57건), 76%(110건 중 84건)가 초기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성립됐다.

보고서는 “초기 단계의 라이센싱은 인수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으나, 개발 과정에서의 개입과 통제를 통해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어 여전히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자본 운영능력이 있는 회사들의 경우 라이센싱을 포함한 협업전략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으므로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현지 지사를 만들어 빅파마에 어필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 네트워킹과 가시성의 확대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산업계 참여를 확장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 참여를 위해서는 자사의 혁신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IP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의 규제 환경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는 규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미국 내의 바이오 기업, 학술, 연구 및 투자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인적, 지적, 물적 네트워크 확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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