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가스터 브랜드로 연간 200억 규모 매출 견인
넓은 적응증·값싼 약가·제형 다양화·편의성 개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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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다양해진 항궤양제 옵션 속에서도 구식이 된 기전의 역할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기전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래된 제품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사례로 꼽힌다.

1990년대 개발된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최근 개발된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차단제(P-CAB)가 자리하고 있는 항궤양제 시장에서, 1960년대에 개발된 히스타민2(H2) 수용체 저해제가 여전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P-CAB 기전은 연간 처방 규모 2,000억 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PPI는 해마다 7,000억 원 이상의 처방액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H2 저해제의 처방 규모도 여전히 3,000억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항궤양제 시장 전체의 성장으로 보기에 H2 저해제가 유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의미가 있다. H2 저해제 기전은 어떤 전략으로 살아남아 있을까.

▲ 가스터정 제품 사진
▲ 가스터정 제품 사진

동아에스티의 H2 저해제 브랜드인 ‘가스터(성분명 파모티딘, 가스터정/가스터디정/동아가스터주/가스터주사액)’가 구체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동아에스티는 H2 저해제 기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사다. 이 회사는 가스터 브랜드로 꾸준한 수익을 올리며 항궤양제 시장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스터의 성분인 파모티딘 계열은 지난 2019년 불어닥친 이른바 ‘라니티딘 사태’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라니티딘을 대체하기 위해 PPI로의 전환도 많았지만, 파모티딘으로의 대체가 가장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H2 저해제가 여전히 현장에서 꼭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폭넓은 적응증과 장기 복용에도 부작용이 적다는 점, 약가가 PPI, P-CAB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이다.

다만 라니티딘 사태로 가스터의 성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H2 저해제 기전은 이미 특허가 만료돼 동일 성분의 제품이 수십 종씩 나와 있다. 이 포화 시장에서 가스터 브랜드 전체의 연간 매출액은 200억 원을 상회한다.

가스터의 존재감은 ‘틈새시장’에서 드러난다. H2 저해제 기전 치료제의 대부분 매출이 집중되는 경구제 분야도 있지만, 주사제·구강붕해제 등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 통한 모습이다.

≫ 가스터주사액, 액상형으로 투여 편의성 개선…시장 확장 전략 ‘주목’

▲가스터주사액 제품 사진
▲가스터주사액 제품 사진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가스터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으로 ‘가스터주사액’을 출시했다. 항궤양 주사제 분야에서 ‘동아가스터주’로 선두에 있는 이 회사의 새로운 전략이다.

항궤양제 주사제 분야는 연간 시장 규모가 250억 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동아에스티는 이 시장의 30%, 연간 80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항궤양제 주사제는 경구 복용이 힘든 환자나 마취 전 투여 용도로 사용되는 틈새시장이다. 동아에스티는 기존 선두 제품의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해 추가적인 시장 확장을 노린 것.

기존 동아가스터주는 동결분말 형태로 사용하기 전 생리식염수주사액 또는 포도당주사액과 섞어 분말을 녹인 후 사용해야 하지만, 가스터주사액은 액상형으로 생리식염수주사액 또는 포도당주사액과 희석만으로 사용 가능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가스터 주사액의 경우 유일한 마취전 투약 적응증과 투여가 편리한 액상제의 장점을 통해 수술 전,후로 항궤양 주사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되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의 병원이 동결건조제에서 액상제로 변경됐으며, IMS Data로 볼 때 여전히 항궤양 주사제 시장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가 가스터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사례는 2001년에도 있었다. 가스터정을 구강붕해정으로 만든 가스터디정을 출시한 것이다.

가스터디정 또한 연간 30~40억 원의 매출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기존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노년층이나 연하곤란 환자에게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가스터정에 분할선을 삽입한 것도 동아에스티가 H2 저해제에 공을 들이는 디테일이다. 회사는 저용량 처방이 용이하게 만들어 처방과 조제의 편의성을 높였으며, 약 크기 또한 복용 편의성을 위해 축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H2 저해제는 PPI 대비 속효성과 적은 부작용 등의 특장점을 통해 언맷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 계열”이라며 “이 중에서도 파모티딘 성분의 오리지널 제품인 가스터는 빠르고 강한 효과와 안전성, 적은 약물상호작용 등의 타 성분 대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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