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3분기 누적 861억원…전년 대비 39.4% 증가
보령, 카나브 라인업 1,000억원 돌파…항암제도 성장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빅5 진입을 노리는 국내 매출 상위(6위~10위) 제약사의 3분기 매출액은 대체로 선방했지만, 수익성에서는 기업별 희비가 갈렸다. JW중외제약과 보령, 동국제약은 영업이익이 늘면서 실적개선이 뒤따랐지만, HK이노엔은 수익성 정체, 제일약품은 영업 적자가 지속됐다.

<메디코파마뉴스>는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HK이노엔, 보령, JW중외제약, 제일약품, 동국제약의 3분기 실적을 살펴봤다.

≫ HK이노엔, 3분기 케이캡·수액제 매출 300억…'두 자릿수' 성장

▲ HK이노엔 본사 전경
▲ HK이노엔 본사 전경

HK이노엔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15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982억 원)보다 8.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24억 원으로 전년 3분기 223억 원과 비슷한 규모를 나타냈다.

매출 확대에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의 국내 판매 증가와 완제품 수출 지속, 수액 성장 가속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케이캡의 판매고는 급증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케이캡의 연간 매출액은 785억 원, 90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매출액으로는 이미 2021년 연간 매출 규모를 뛰어넘은 상태다. 케이캡의 매출액은 3분기 만에 861억 원을 달성하면서 올해 1,00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 3분기 판매액으로 봐도 32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36억 원과 비교해 39.4% 늘었다.

여기에 이 회사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수액 제품과 숙취 해소 제품의 매출 확대도 실적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분기 수액제 매출액은 323억 원으로 전년보다 21.6% 증가했다. 지난 7월 영양수액제 신규라인을 추가로 가동하면서 기초, 특수, 영양 수액의 매출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HB&B(헬스·뷰티·음료) 사업 부문 대표 품목인 컨디션, 헛개수 등 주요 제품에서도 18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 보령, 지난해 4분기부터 1년간 분기 매출 2,000억 원대 유지

▲ 보령 사옥 전경(사진 제공=보령)
▲ 보령 사옥 전경(사진 제공=보령)

보령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83억 원, 185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5.3%, 11.1%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2,015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째 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혈압 치료제 품목인 ‘카나브 패밀리’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품목별 라인업을 보면 카나브,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이 있다. 3분기 만에 누적 판매액은 1,000억 원을 돌파, 1,0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94억 원)보다 3.3%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항암 치료제 매출 성장도 눈에 띈다.

이 회사가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도입한 ‘온베브지’는 3분기 누적 매출 295억 원을 올리며 전체 판매액의 약 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베브지의 판매고는 121억 원으로 1년 새 144% 증가한 셈이다. 이외에도 항암보조치료제인 ‘뉴라스타’와 ‘그라신’이 각각 246억 원, 161억 원을, 항암치료제 ‘알림타’와 ‘삼페넷’이 162억 원, 5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 동국제약, 일반약·건기식 매출 성장으로 외형 확대·수익성 '개선'

▲ 동국제약 청담 사옥 전경(제공=동국제약)
▲ 동국제약 청담 사옥 전경(제공=동국제약)

동국제약도 3분기 1,764억 원의 매출과 142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판매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10.5%, 19.3% 증가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사업 분야 매출이 골고루 늘어난 모습이다.

동국제약은 잇몸, 구강질환, 부인과질환 치료제에서 3분기 누적으로 1,2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65억 원)보다 6.4%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해당 부문에서 25%의 매출액을 내고 있으며, 대표 품목으로는 인사돌, 훼라민큐 등이 있다.

탈모치료제와 피부질환 및 구내염 치료제에서도 전년동기대비 각각 11.9%, 37.2% 증가한 405억 원, 199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건기식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18.4% 증가한 8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판매액 중 16.7%에 달하는 수치다.

≫ JW중외제약, 영업이익 125% '급증'…제일약품, '아쉬운' 성적표

▲ JW중외제약 과천 사옥
▲ JW중외제약 과천 사옥

JW중외제약은 집계 대상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매출액 1,842억 원, 영업이익 261억 원을 기록하면서 작년보다 각각 8.5%, 12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주력 제품인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피타바스타틴 단일제) 등의 주원료 분을 자체 생산하면서 원가 절감에 성공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그동안 리바로 원료분을 수입으로 조달해 왔다. 3분기까지 리바로의 매출액은 1,088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이 제품의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고는 831억 원으로 30.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혈중 단백아미노산 공급 영양수액 ‘위너프’를 비롯해 ‘5% 포도당’ 등 일반수액, 전해질첨가제 특수수액 ‘크린클’ 등에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각각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된 과징금 305억 원을 납부하면서 일시적인 영업외비용 증가로 인해 17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응해 회사 측은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서를 검토한 후 이의신청 또는 행정소송 등의 제기를 통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 제일약품 본사 전경(제공=제일약품)
▲ 제일약품 본사 전경(제공=제일약품)

제일약품은 전년보다 0.6% 늘어난 1,772억 원의 매출액과 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의 영업손실 배경은 경상연구개발비 등 판매비와 일반관리비의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일약품의 판관비는 429억 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21억 원이 증가했다. 이는 경상연구개발비가 3분기 20억 원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영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3분기에만 106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었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늘어난 경상연구개발비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의 국내 3상 임상 및 결과 분석 등에 쓰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 3월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개발 중인 자스타프라잔을 중국 제약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1억2,750만 달러(약 1,65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