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6일 의협회관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 개최
이필수 회장, “9.4 의정합의 깨져…대정부 투쟁 나설 것”
의협 산하 비대위 구성…최대집 前 회장과 손잡고 투쟁 협력키로

▲(왼쪽부터) 최대집 前 대한의사협회장, 이필수 의사협회장
▲(왼쪽부터) 최대집 前 대한의사협회장, 이필수 의사협회장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그동안 대화와 협상에 주력하던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강경 투쟁’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필수의료 살리기를 명분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지난 26일 ‘의대정원 확대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필수 회장은 “정부는 그동안 의대 정원 증원 여부에 대한 결정과 규모에 대한 결정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해 현장전문가인 의료계와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공언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정부 수요조사에서 과학적‧객관적 분석은 눈에 찾아볼 수 없고 일방적인 수요조사를 근거로 의대 정원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올 1년간 의료현안협의체에 책임감 있게 참여해 오면서 각종 대안을 제시해 왔음에도 정부는 의사 인력 배분의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 없이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인프라 부재를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잘못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필수의료의 붕괴에 직면해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오로지 의대 정원 증원이 모든 해법인양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의료계와의 협의 없는 일방적인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은 그간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해 온 사항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9.4 의정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의사협회는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즉각적으로 조직적인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 회장은 의대생, 전공의, 각 직역·지역 의사단체와 소통해 필요하다면 전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거쳐 총파업 여부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필수 회장은 “이제는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해 전 의료계가 단일대오로 적극적 행동을 시작할 때”라며 “다음주 초 신속하게 집행부 산하에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아 의대 정원 증원 저지 투쟁의 최선봉에 서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9.4 의정합의 원칙을 준수해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한다면 의료계의 역량을 총동원해 권역별 궐기대회,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개최 등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갈 것이며 파업에 대한 전회원 찬반투표를 즉각 실시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졸속·부실·불공정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의료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의정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린 정부 책임자를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투쟁의 의미를 담아 삭발을 하는 한편 지난 2020년 의료계 투쟁 당시 9.4 의정합의 당사자였던 최대집 前 의사협회장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의대 정원 문제가 이슈화됐던 전임과 현직 회장이 힘을 합쳐 이번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강행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필수 회장이 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의료계와 정부 간 대립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