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독단적인 투쟁체 구성‧즉흥 발표, 회원 우롱”
경기도醫 “협상‧투쟁 전권 가진 투쟁체 임총 통해 구성해야”
미래의료포럼 “면피용 비대위…전체 의사 대변 독립적 비대위 필요”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삭발을 단행하며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삭발을 단행하며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저지를 위해 현 집행부 산하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의사 단체들이 제동에 걸고 나섰다. 이필수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면피용 투쟁체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전체 의사를 대변하는 독립적인 비대위를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지난 26일 ‘의대정원 확대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날 의사협회는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즉각적으로 조직적인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의 이 같은 발표에 의사 단체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면허취소법 발효,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침탈, 간호법 재발의, 의대정원 확대 등 사면초가에 빠진 의료계를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의료계 투쟁은 의협의 명운을 걸고 나서야 할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이런 판국에 의협 수장의 독단적인 투쟁체 구성과 즉흥적인 발표는 전 회원을 우롱하는 처사일뿐더러 나아가 전체 협회의 나아갈 바를 가로막는 황당한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 회장 및 집행부의 대오각성 및 의협 정관에 근거해 대의원총회를 통해 회원의 총의를 모아 올바른 절차에 따른 투쟁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도의사회도 의협이 추진하는 비대위 구성을 비판하며 임시 대의원총회를 통한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전국 의사대표자 회의에서 의협은 이제까지의 무기력한 회무,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정부 탓만 했다”며 “급기야 보여주기식 면피용 삭발식과 함께 이제까지와 다를 바 없는 집행부 산하 비대위 구성을 하겠다며 회원을 기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필수 집행부는 불과 1개월 전 긴급회의 때도 의대 증원 소식은 가짜뉴스일 뿐이라며 회원을 기만하더니 지난 주말 스스로 비대위를 만들겠다고 나선 자리에조차 상임이사의 절반도 참여하지 않을 정도의 안일함을 보이면서도 회원들에게는 투쟁을 외치는 기만적 회무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필수 회장과 박성민 의장은 현 상황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의대 증원과 면허취소법 등 각종 악제도에 대한 협상과 투쟁의 전권을 가진 강력한 투쟁체 구성을 스스로 요청하고 임시 대의원총회를 통한 비대위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의료포럼도 의협 집행부의 비대위 구성을 면피용이라고 비난하며 독립적인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미래의료포럼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배수의 진을 치고 사즉생의 각오로 싸워야 할 상황에서 현 의협 집행부가 중심이 되어 이필수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만들기로 하면서 회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면서 “이필수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비대위는 사실상 현 집행부가 이름만 바꾸어 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 사태를 지금의 파국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할 이필수 회장과 현 집행부가 비대위로 이름만 바꾸어 달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의료계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총사퇴와 함께 완전히 새롭고 독립적인 비대위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책임을 질 생각도,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이 남은 임기 동안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재선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필수 회장과 현 집행부의 계획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의협은 집행부 면피용 비대위 구성 시도를 중단하고 집행부 총사퇴와 함께 전체 의사들을 대변하며 제대로 투쟁할 수 있는 독립적인 비대위 구성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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