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JW중외제약, 전년 3분기 比 연구개발 100억 이상↑
대웅제약·녹십자·유한양행·종근당 등 3분기까지 1,000억 투입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형 제약바이오사 3곳 중 2곳은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한 것이다.

5일 <메디코파마뉴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3년 3분기 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매출액 5,000억 원 이상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투자 규모를 살펴본 결과, 조사 대상 13곳 중 9곳이 작년보다 연구개발비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 비용 증감액으로 보면,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이 지난해 3분기보다 1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1년 새 각각 141억 원, 136억 원의 금액을 더 투자했다.

대웅제약(73억 원↑)과 GC녹십자(45억 원↑), 동국제약(37억 원↑), HK이노엔(37억 원↑), 보령(30억 원↑), 광동제약(24억 원↑), 차바이오텍(13억 원↑) 등도 10억 원 이상의 돈을 더 늘여 집행했다.

반면, 셀트리온과 제일약품 등 4곳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연구개발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로만 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한 곳은 셀트리온이었다. 이 회사는 3분기까지 2,335억 원의 돈을 R&D에 쏟아부었다.

이외에도 대웅제약(1,518억 원), 녹십자(1,488억 원), 한미약품(1,363억 원), 유한양행(1,354억 원), 종근당(1,026억 원) 등이 1,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JW중외제약(558억 원), HK이노엔(537억 원), 제일약품(365억 원), 보령(345억 원), 동국제약(223억 원), 차바이오텍(127억 원), 광동제약(123억 원)이 100억 원 이상을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으로 보면, 대웅제약이 가장 앞섰다. 이 회사는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1조135억 원의 15%에 달하는 1,518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이외에도 셀트리온(R&D 투자 비중 13%), 한미약품(12.8%), 녹십자(12.2%), JW중외제약(10.3%) 등이 매출액의 10%가 넘는 돈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미약품 올해 연구개발에 지난해보다 141억 원 추가 투입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조사 대상 중 투자액을 가장 많이 확대한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R&D에 141억 원을 더 투입했다. 이는 전년보다 11.6% 더 증가한 규모다.

현재 한미약품은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등을 중심으로 30여 개의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비만 대사 질환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미래 먹거리로 비만을 점찍고 비만약 전담 조직도 마련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비만 프로젝트를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브랜딩하고 한미만의 차별화된 비만 전주기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대표 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약물을 매일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kg/㎡)에 최적화된 한국인 맞춤형 GLP-1 치료제로 개발,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글로벌 2b상을 진행 중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 2020년 글로벌 제약사 MSD에 라이선스 아웃된 바 있다.

≫ JW중외제약, R&D 투자 전년比 증가율 32.3% 기록 ‘최다’

▲ JW중외제약 과천 사옥
▲ JW중외제약 과천 사옥

3분기 연구개발비를 늘린 곳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JW중외제약이다. 이 회사의 R&D 투자액은 전년동기대비 32.3% 증가했다.

주요 임상과제 중 단계가 가장 앞선 것은 통풍 치료제 ‘URC-102’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당 물질의 다국가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은 상태이며, 588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중외제약은 표적항암제와 탈모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Wnt표적항암제 ‘CWP291’이 있다. CWP291은 기존 화학요법과 다른 새로운 메커니즘의 표적항암제로 회사는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 연구 방향성과 개발 전략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MD앤더슨 병원과 국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용법 임상 1상 완료 후, 병행용법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탈모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JW0061’도 주목할 만하다. JW0061은 Wnt 신호전달을 촉진해 모발 재생을 유도하는 신개념 탈모 치료제다. 회사는 펜실베니아대 의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해당 물질의 의약품 및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는 연구를 통해 골다공증, 피부재생 분야로 신약 개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은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 대장암 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JW2286’을 연구하고 있다. JW2286은 STAT3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해당 물질은 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셀트리온, 2021년부터 개발 완료된 제품 다수 나오며 3년간 R&D 투자액 급감

▲ 사진=셀트리온 2공장 전경(출처: 셀트리온 홈페이지)
▲ 사진=셀트리온 2공장 전경(출처: 셀트리온 홈페이지)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투자액이 가장 높았지만, 투자 규모는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연구개발비용으로 2,335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작년 3분기(2,804억 원)보다 468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비율로 보면 16.7% 쪼그라든 규모다.

주목할 점은 회사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최근 3년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3분기 기준 3,285억 원이었던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2,804억 원, 올해는 2,33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액 대비 투자액 규모도 축소되는 추세다. 셀트리온은 2021년 기준 매출액의 23%를 R&D에 투자했지만, 작년에는 15.9%, 올해는 13%를 투입하며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이 더욱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연구개발이 완료된 품목들이 다수 나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에 개발이 완료된 품목으로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빈혈 치료제 ‘CT-G10’, 체외 진단 의료기기 ‘CT-P60’ 등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기립성저혈압 치료제 ‘CT-G13’, HIV/AIDS 치료제 ‘CT-G06’ 개발이 완료됐으며, 코로나19 흡입형 치료제 ‘CT-P63+CT-P66’은 개발 활동이 중단됐다. 개발 중단과 관련해 회사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풍토병화 전환과 임상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성 미미하다고 판단해 중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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