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심리 위축, 모멘텀 부재·산업 전반 ‘신뢰’ 상실 때문
신성장 동력 확보 ‘시급’…사업다각화·해외진출 비전 제시 필요

유토이미지
유토이미지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기업이 자금조달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이 제시됐다. 기존 캐시카우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신성장 동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사업다각화, 오픈이노베이션, 해외 진출 등 측면에서 더 구체적이고 현실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제언은 최근 발간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혹한기에 접어든 K-제약바이오산업의 투자 활성화 방안’을 통해 제시됐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헬스케어 업체들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최대 고민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자금조달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들은 현재 직면한 자금조달 계획은 단순 연구개발이나 운용자금이 아닌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최악의 위기이자 최대 과제라고 밝혔다”고 했다.

특히 투자 심리가 위축된 지금의 원인을 두고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주목받았던 연구개발 프로젝트 상당수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는 것.

보고서는 “현재 국내 헬스케어 업종지수가 상승할 만한 굵직한 모멘텀이 없다”며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자에게 피력했던 경영 성과나 연구개발 성공을 100% 지킬 순 없어도 최소한의 노력은 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실패했거나 중단했을 때 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위축된 분위기는 투자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공모 금액과 IPO 건수는 지난 2021년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는 추세다. 2021년 기준 4조1,043억 원이었던 제약바이오 상장 공모 금액은 지난해 3,646억 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6월 기준 822억 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IPO 흥행 저조는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헬스케어 업종의 투자심리와 자금조달이 혹한기 상황이란 의미”라며 “자금조달을 준비하는 업체들은 더욱 세밀하고 치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사업다각화, 오픈이노베이션, 해외 진출 등 세 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이고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는 투자 위험과 사업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미래 먹거리로서 신성장 동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전통 제약사들은 대부분 신약이나 의약품 개발보다는 식음료, 건강식품 등 안정 지향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

오픈 이노베이션의 경우, 전통 제약사들은 전략적 투자보다 단순 투자 수익만을 노리는 재무적 투자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전략 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해외 진출에서는 합자 법인 설립, 글로벌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희귀 난치질환 분야 발굴 등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연구개발이 중심인 제약바이오산업 특성상 필요한 자금이 적시에 조달되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잠재력은 물론 더 나아가 기업 존폐까지 직결된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위의 조건을 바탕으로 자금조달을 비롯한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한다면 국내 증시의 BTS로 우뚝 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