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격 고혈압 관리 질레베시란, 2상 데이터 공개
이상지질혈증, 반감기 늘린 레카티시맙 임상 3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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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수개월에 한 번 투약으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미 미국·유럽 등 빅마켓에서 6개월 단위 투약으로 처방되고 있는 노바티스의 렉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에 이어 새로운 후보물질들도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후보물질들은 렉비오의 이상지질혈증은 물론 고혈압까지 타깃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환자 수가 많은 만성질환들이다.

현재 만성질환 관리는 매일 알약을 복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성질환 환자는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흐를수록 추가적인 약효가 필요해 알약의 개수가 늘어난다.

이런 만성질환 관리에 장기 지속형 약물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국내에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장기 지속형 만성질환 약물로 렉비오가 허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

≫ 6개월 간격 고혈압치료제 후보물질 질레베시란, 2상 데이터 ‘호조’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HA) 과학세션에서는 로슈의 고혈압치료제 후보물질 질레베시란의 임상 2상, KARDIA-1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앞서 지난 9월, 로슈는 KARDIA-1 연구결과의 탑라인을 공개하며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1차·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KARDIA-1 연구는 경증~중등도 고혈압 첫 진단 환자 또는 항고혈압제로 안정적인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성인 394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연구다.

실험군에게 투여되는 질레베시란은 소간섭 리보핵산(small interfering RNA, siRNA) 기전이다. 연구에서는 6개월 1회 150mg/300mg/600mg군과 3개월 1회 300mg군 등 4가지 용량이 사용됐다. 최종 분석은 377명의 환자 데이터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6개월 추적기간 동안 질레베시란 투여군은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인 안지오텐시노겐 수치가 88~98%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24시간 보행 혈압 모니터링으로 평가한 3개월 시점의 기저치 대비 수축기 혈압 변화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3개월 후에는 6개월 간격 150mg군의 수축기 혈압은 14.1mmHg, 300mg군은 16.7mmHg, 600mg군은 15.7mmHg 떨어졌다. 6개월 시점에서 질레베시란군의 평균 혈압 감소는 10mmHg이었다.

6개월 시점에서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진 환자도 다수였으며 130mmHg 아래까지 떨어진 환자도 있었다.

또한 4개 용량의 질레베시란군은 주간 및 야간 수축기 혈압 모두에서 지속적이고 상당히 큰 감소가 나타났다.

이상반응에 의한 투여 중단은 질레베시란군에서 4건이었지만 기립성 저혈압 2건, 혈압 상승 1건, 주사부위 반응 1건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환자의 6%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고칼륨혈증 이상반응은 경미했고 일반적인 반복 측정으로 해결됐다. 3개월 간격 300mg군에서 심폐정지로 인한 사망 1건이 발생했지만, 이는 약물과 관련은 없는 것으로 분류됐다.

질레베시란은 또 다른 임상 2상인 KARDIA-2 연구에서 기존 고혈압 치료제에 추가요법으로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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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카티시맙, REMAIN-2 임상 3상서 12주 간격 투여로 효과 확인

노바티스의 렉비오가 선도한 장기 지속형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6개월 간격으로 투약하는 렉비오에 비해서는 짧지만, 기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보다는 긴 반감기를 가진 후보물질 레카티시맙이 임상 3상 REMAIN-2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

이 결과 또한 AHA 과학세션에서 발표됐다. REMAIN-2 연구는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비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및 혼합성 고지혈증 환자 692명이 참여했다.

참여 환자는 4주 간격 150mg/kg, 8주 간격 300mg/kg, 12주 간격 450mg/kg 등 3가지 용량의 레카티시맙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는 2021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진행됐으며 참여 환자의 평균 연령은 56세, 64%가 남성이었다.

연구 결과 24주 차에 위약군 대비 레카티시맙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4주 간격군 62%, 8주 간격군 59%, 12주 간격군 51%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감소는 48주 차에 48.4~64%로 지속됐다.

24주 차에 목표 수치 도달 비율도 4주 간격군이 90%, 8주 간격군이 95%, 12주 간격군이 86%로 나타났다.

약효의 반감기는 18.6~27.4일로 나타났다. 기존 PCSK9 치료제인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의 반감기가 11~17일인 것과 비교해 반감기 연장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안전성과 내약성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주사부위 반응은 레카티시맙군에서 3.9%, 위약군에서 1.3%로 나타났으며 일반적인 부작용은 상기도 감염, 고요산혈증, 요로 감염, 코로나19 감염, 등이었다.

연구진은 “레카티시맙은 반감기가 길어서 각 치료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항체”라며 “12주 간격 투약만으로 LDL-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매우 강력하다”라고 설명했다.

레카티시맙은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MAIN-3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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