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 면엽결핍증 대상 품목허가…FDA 관문 통과한 첫 국산 혈액제제
내년 하반기 GC 바이오파마 USA 제품 출시…13조 원 시장 ‘정조준’

▲GC녹십자 본사 (사진 제공=GC녹십자)
▲GC녹십자 본사 (사진 제공=GC녹십자)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GC녹십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8번째 국산 신약을 탄생시키면서 주목받고 있다. FDA 관문을 통과한 주인공은 이 회사의 혈액제제 ‘알리글로(IVIG-SN 10%)’다.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로 녹십자의 실적 개선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IVIG-SN 10% 제제가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이 나라의 혈액제제 약가가 국내보다 높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녹십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사의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알리글로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일차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녹십자는 앞서 지난 2020년 북미에서 일차 면역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 FDA 가이드라인에 준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변수를 만족시켰다. 이후 지난 2021년 2월 알리글로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지만, 코로나19로 현장 실사가 불가해 허가가 지연된 바 있다.

이후 올 4월 충북 오창공장 혈액제제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를 받았으며, 지난 7월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를 재제출한 지 5개월 만에 최종 품목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당초 FDA의 품목허가 결정 기간은 ‘처방 의약품 신청자 수수료 법(PDUFA)’에 따라 내년 1월 13일까지였지만 이보다 약 1개월가량 빠르게 승인된 것이다.

국내 혈액제제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요해 생산자가 제한적인 상황인 만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품목허가를 통해 녹십자는 그동안의 실적 부진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높은 수요와 함께 미국의 혈액제제시장이 글로벌 최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 규모에 이르며 평균 약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다. 특히 IVIG-SN 10%는 미국 전체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에서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알리글로의 기대 매출액은 2,500~3,000억 원”이라며 “회사는 시장 점유율 1.5%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약가가 국내보다 높게 책정된 것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혈액제제는 우리나라 보다 약 4~5배 비싼 것으로 알려진다.

녹십자는 내년 하반기 미국 내 자회사인 GC 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시장에 알리글로를 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생산 및 판매 계획을 고려해 알리글로를 우선 출시한 후 제품 및 제형을 확장해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알리글로가 FDA 승인을 획득했다. 내년 7월 미국 출시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녹십자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조7,461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14% 늘어난 624억 원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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