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레고켐바이오·바이오오케스트라, 1조 원 넘는 계약 ‘눈길’
지난해 국내 기업 기술수출 건수·금액 각각 전년 比 4건·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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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총 20건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앞서 기술이전 소식은 3분기까지 전년보다 저조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말 조 단위의 빅딜이 이뤄지며 훈풍을 불어넣었다.

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개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총 계약금액은 7조9,4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조2,559억 원)보다 27% 늘어난 규모다. 계약 건수도 16건에서 20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기술수출을 성공한 곳들 중 1조 원 규모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이목을 끈 곳은 바이오오케스트라였다. 이 회사는 3월 글로벌 제약사에 퇴행성 뇌질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BDDS를 기술수출했으며, 계약 규모는 8억6,100만 달러(약 1조1,050억 원)이다.

≫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2조2,400억 원 규모 빅딜 성공

지난해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은 곳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다. 이 회사는 지난 12월 2조2,4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는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 원)와 단독 개발 권리행사금 2억 달러(약 2,600억 원), 개발·허가·상업화에 따라 발생하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해 최대 17억 달러(약 2조2,400억 원)를 받게 된다. 허가 이후 순매출에 대한 별도 로열티도 수취하는 조건이다.

현재 레고켐바이오는 미국에서 LCB84에 대한 임상시험 1·2상을 진행 중이다. 두 회사는 향후 임상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얀센이 단독 개발 권리를 행사한 이후에는 전적으로 임상과 상업화를 책임지게 된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과 메디테라니아에서 기술을 도입한 Trop2 항체가 적용된 ADC 물질이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만 죽이는 치료제다. 특정 세포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만큼 약효가 우수하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LCB84는 다른 경쟁 약물과 달리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잘린 형태의 Trop2 항원을 타깃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 임상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암종에 걸쳐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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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근당, HDAC6 억제제 ‘CKD-510’ 대규모 계약 성사

지난해 11월에는 종근당이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3억5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이다.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를 우선 수령하고, 개발·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41억 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추가로 받는다. 노바티스는 CKD-510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CKD-510은 종근당이 개발 중인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물질이다.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회사에 따르면,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했다.

≫ 대웅제약, 지난해만 4건의 기술수출 달성

대웅제약은 지난해에만 4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주목받았다. 이 회사 역시 작년 상반기에 체결한 계약 금액 규모만 1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 1월 대웅제약은 영국 CS파마슈티컬스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의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억3,600만 달러(약 4,128억 원)다.

이어 2월에는 브라질 제약사 목샤8(Moksha8)과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의 중남미 기술수출 계약을, 지난 4월에는 미국 비탈리 바이오와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 물질 ‘DWP213388’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각각의 계약 규모는 8,436만 달러(약 1,100억 원), 4억7,700만 달러(약 6,391억 원)다.

하반기에도 대웅제약의 기술수출 계약은 이어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 자이더스 월드와이드 디엠씨씨와 항암제 ‘DWJ108U’ 서방형 주사제의 미국 내 임상 개발과 상업화 권리에 관한 공동개발, 기술수출 및 상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웅제약은 DWJ108U를 미국 시장 내 첫 제네릭으로 출시하기 위한 비임상, 제조, 공급을 담당하고 자이더스는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진행한다. 계약금액은 약 1,200억 원이며 계약기간은 첫 판매 시작 후 7년까지다.

자이더스 월드와이드는 DWJ108U 데포 주사제를 미국에서 상업화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씨셀, HK이노엔, 온코닉테라퓨틱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도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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