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ADC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 추진
종근당·삼진제약 등 국내사 신약 연구개발 ‘속도전’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ADC 파이프라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ADC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ADC 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올해 준공을 목표로 ADC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떠오르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JP모건 콘퍼런스에서 ADC, 다중항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ADC는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시스템 중 떠오르는 분야다.

ADC는 약물, 단클론 항체,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링커(linker)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특정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활용해 약물을 종양세포에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정 세포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만큼 약효가 우수하며 부작용이 적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엔허투가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한 이후 ADC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빅파마들은 유망한 ADC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ADC 관련 기술거래를 하며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실제로 최근 국내 기업 중에서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ADC 신약후보 물질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2조2,4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지난해 성사된 건 중 가장 큰 규모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과 메디테라니아에서 기술을 도입한 Trop2 항체가 적용된 ADC 물질이다. LCB84는 다른 경쟁 약물과 달리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잘린 형태의 Trop2 항원을 타깃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레고켐바이오는 미국에서 LCB84에 대한 임상시험 1·2상을 진행 중이다.

ADC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기업 간 협업도 활발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인투셀과 ADC 분야의 개발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인투셀은 고유 링커와 약물 기술을 제공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대 5개의 항암 타깃에 대한 ADC 물질을 제조해 특성을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삼진제약은 에피바이오텍,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 개발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역시 지난해 네덜란드의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Synaffix B.V)와 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지난해 97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에서 오는 2028년 198억 달러(약 26조 원)로 연평균 1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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