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 의약품지수 0.02%↓·코스닥 제약지수 0.92%↓
통합 반대 임종윤 우군 확보 총력…유증정지 가처분 신청할 듯
DXVX, 한미계열 기대감↑…OCI, 3일 연속 하락에 ‘볼멘소리’

▲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본사 전경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16일, 국내 증시는 조정이 깊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수급 불안을 노출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압박에 이렇다 할 저항 없이 무너졌다. 올해 들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증시는 매 거래일 하락하는 모양새다. 제약바이오도 약세가 이어지면서 반등 모멘텀 찾기를 지속했다.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심을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동과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떠 올랐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해 공매도 전면금지 이후 헷지 수단으로 주가지수 선물을 이용한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증시는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주가지수 선물 거래와 관련해 올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이날까지 모두 순매도 중이다. 이 기간 매도 규모만 4조3,620억 원에 달하면서 외국인의 선물 수급 개선이 향후 증시 반전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12%, 0.57% 내리며 약세로 마감했다. 제약바이오는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가 각각 0.02%, 0.92% 내리며 눈치 보기가 이어졌다.

≫ 통합 반대 나선 임종윤 우군 확보 총력…유증정지 가처분 신청할 듯

개별 특징주로서는 전날에 이어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 분쟁 불씨를 이유로 상한가(29.79%)를 기록해 시선을 끌었다.

▲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이와 함께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가 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DXVX도 17.35% 급등해 주목받았다. 다만 한미 측과 그룹통합을 주도한 OCI홀딩스는 같은 날 7.46% 급락하며 3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졌다.

최근 한미약품 그룹은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가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내놓으면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도계약을 OCI홀딩스 측과 체결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계약 결정에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이는 곧바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뒤따르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계약에 따르면 OCI의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오너일가 등에 구주, 신주 인수, 현물출자 방식으로 총 7,703억 원을 투자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2,065만1,295주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OCI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됨을 의미한다.

반대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도 OCI홀딩스 지분 8.62% 확보로 개인 주주로는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또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OCI홀딩스의 지분 1.75%를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2%(배우자, 자녀지분 합산)를 소유한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점이다.

실제로 임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지분율 10.56% 대차포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율 12.15%)과 경영권 확보를 위해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이 우군을 모두 끌어모을 경우 지분은 34.83%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선다. 임 종윤 사장은 향후 OCI그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DXVX, 한미약품 계열 기대감↑…OCI는 3일 연속 ‘하락’

DXVX도 전일 5% 상승에 이어 이날 17.35% 급등했다. 회사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2024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바이오텍 쇼케이스 2024'에서 글로벌 제약사 등 약 30여개사와 파트너링 미팅을 통해 향후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협의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 상승 이유가 됐다. 이외 다른 호재나 공시가 없었던 만큼 DXVX의 주가가 상승한 표면적인 이유로 작용한 것.

하지만 증권가에서 실제로 들리는 상승 배경에는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다툼이 DXVX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그룹통합을 막고 우호지분을 통해 향후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미약품 그룹과 DXVX의 계열 효과로 인한 DXVX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에도 지분 확보에 투자된 돈이 회수되면서 DXVX로 재투자 될 것이란 기대감도 우려를 상쇄한 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OCI홀딩스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372,623주, 약 380억 원 규모)가 나오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해 9월 기준 OCI홀딩스의 유동자산 규모는 2,417억 원 수준이었던 만큼 이중 한미사이언스 유상증자 대금으로만 약 2,400억 원이 사용될 경우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투심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비유동자산 규모는 약 2조726억 원이다.

한편, 이날 주가 상승 종목은 메드팩토(14.14%↑), 피씨엘(8.78%↑), 녹십자웰빙(6.39%↑), 피플바이오(6.23%↑),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6.02%↑) 등으로 이들 기업은 주가가 6% 이상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메디콕스는 10.39% 급락했다. 이 회사는 바이오 테마로 주목을 끌다가 이날 2차전지 산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시장은 이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 외에도 바이오다인(8.64%↓), 올리패스(6.6%↓), 싸이토젠(6.33%↓), 동운아나텍(6.32%↓), 카나리아바이오(5.43%↓), 나이벡(5.43%↓) 등이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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