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 의약품지수 2.99%↓·코스닥 제약지수 2.44%↓
한미 장남 임종윤 뒤집기 난망에 한미사이언스·DXVX ‘급락’
비만 패치 효능 아이큐어↑ 임상 실패 카나리아바이오↓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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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17일, 국내 증시는 패닉 상태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조정이 깊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수급 불안을 노출하며 외국인의 매물 압박에 저항 없이 무너졌다. 올해 들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제약바이오도 낙폭을 키우며 눈치보기가 역력했다.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심을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동과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떠 올랐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불식시키는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악재로 반영됐고 한반도 전쟁 루머는 외국인의 이탈을 가속시켰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해 공매도 전면금지 이후 헷지 수단으로 주가지수 선물을 이용한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이로 인해 증시는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외국인은 주가지수 선물 거래와 관련해 올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이날까지 모두 순매도 중이다. 이 기간 매도 규모만 5조5,500억 원에 달하면서 외국인의 선물 수급 개선이 향후 증시 반전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47%, 2.55% 내리며 급락으로 마감했다. 제약바이오도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가 각각 2.94%, 2.44%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제약바이오 개별 특징주로서는 파멥신과 아이큐어가 각각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선을 끌었다. 반면 전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미사이언스는 11.3% 급락하며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 파멥신, 상한가 속 최대주주 보호예수 기간 삭제…임시주총 날짜 ‘아리송’

파멥신은 지난해 연말 최대주주로 올라선 타이어뱅크의 본격적인 경영 참여가 재부각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전날 언론을 통해 이달 29일 대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주주가 타이어뱅크로 바뀐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사내이사 후보로 6명의 이름을 올리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 선언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파멥신은 5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하면서 최대주주가 타이어뱅크로 변경된 바 있다.

한편, 보도자료를 낸 같은 날 파멥신은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한 정정 공시도 냈다. 당초에는 타이어뱅크 외 13인 최대주주 중 유진산, 이원섭의 보유 주식(각각 28만1,351주, 8만386주)은 총 7년간 보호 예수키로 했지만, 관계기관의 업무처리 문제로 이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의 의무보호예수는 1년간만 될 것으로 보인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 수정공시(24년 1월 16일)는 또다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달 29일에 임시주총을 개최한다고 했지만 정작 같은 날 수정된 공시는 임시주총 개최일을 내달 2일 예정이라고 변경전 내용을 기재해 놓아서다. 다만, 지난 12일 주총소집공고에 따르면 임시주총은 오는 29일로 사내이사 6인과 사외이사 4인 후보의 선임 안건은 변동이 없다.

아이큐어는 자회사인 커서스바이오가 항비만 유전자 치료제 '커서스바이오'를 기반으로 비만 및 당뇨 치료용 신약 탑재 마이크로니들 패치(마이크로락™ 패치)에 대한 연구 성과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 29.4)'에 게재했다고 밝힌 것이 재료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삼일제약이 8.92% 올랐고 젠큐릭스(5.54%↑), 종근당홀딩스(2.21%↑) 등이 오른 종목에 포함됐다.

삼일제약은 이 회사가 보유한 골관절염 치료제 ‘로어시비빈트’의 국내 독점 판권 가치가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증권가 보고서가 잇따르면서 투심을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로어시비빈트는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면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어시비빈트는 올 1분기 미국식품의약국(FDA)로의 허가 신청이 전망되고 있다.

반면, 카나리아바이오는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 실패가 예견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이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로 부터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3상의 무용성 평가에 대해 임상 지속을 위한 통계적 유의성 관련 수치(p-value)를 달성하지 못해 시험 중단을 권고했다는 소식이 다.

≫ 한미사이언스, 주가 급락 속 경영권 분쟁 ‘본격화’

▲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본사 전경

경영권 분쟁을 배경으로 전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미사이언스는 11.3% 급락했다.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DXVX도 10% 하락했다. 이는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주도하는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움직임을 막기에는 지분율 보유 상 역부족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면서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사장의 지분율은 12.12%(배우자, 자녀지분 합산)로 사실상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지분율 10.56% 대차포함)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율 12.15%)의 우호지분 없이는 뒤집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우호지분의 유치는 명분이 중요한데 임종윤 사장은 확실히 명분에서 송 회장 모녀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장남 임 사장 측이  故 임성기 회장이 피땀 흘려 놓아 이룩한 한미약품을 지키고자 하는 쪽이어서다. 반면 송 회장과 장녀 임 사장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위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OCI 측에 팔아 넘긴 것이기 때문이다. 송 회장 측이 상속세에 부족한 부문만 지분을 매각해 갚고 이후 가족 공동경영 체제로 회사를 유지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아쉬운 선택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임종윤 사장이 동생 임종훈 사장과 함께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는 소식이 장마감 후 들렸다.

절차상 문제로 주주총회 특별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위법하다는 점을 근거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전망으로 향후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10.04%↓), 부광약품(9.87%↓), 티앤알바이오팹(8.82%↓), 올리패스(7.22%↓), 샤페론(6.43%↓), CMG제약(6.41%↓), 피플바이오(6.4%↓), 녹십자웰빙(6.13%↓) 등이 6% 이상 하락해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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