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6건 1420억불→2023년 118건 1910억불…건수↓ 금액↑
화이자, 시젠 ‘최대 딜’…머크, 프로메테우스 인수 100억불 벽 넘어
주요 타깃, 종양학 및 희귀질환·비만…개발 후기단계 M&A 확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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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이헌구 기자]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가 M&A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M&A에만 1910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이다. 더욱이 빅파마들은 올해도 M&A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포함한 헬스케어 분야 M&A가 118건에 1,91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26건, 1,420억 달러에 비해 건수는 줄어들었으나 금액은 34.5% 증가한 규모다.

2023년 기준 헬스케어 분야 M&A에서 의료기기 비중은 18% 정도이며 의약품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M&A 반등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헬스케어 분야 가장 큰 기업인 다국적제약사의 M&A 참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M&A 투자의 2/3 이상(69%)이 대형 제약사에서 이뤄졌으며 이는 2022년 3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11개의 대형 제약사가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M&A를 진행했으며 머크가 지난해 4월 면역학 전문기업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를 인수해 100억 달러 벽을 넘었다.

특히 화이자가 시젠을 43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이는 가장 큰 인수합병 거래로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이 올해도 대규모 인수계약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여전히 기록에 가까운 M&A 화력(자금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바이오제약사들은 1조3,700억 달러 이상의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2년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보유액이다.

또한, 향후 5년 동안 주요 제품의 특허 만료로 수익 문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기업 자체 성장이 아닌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대규모 인수계약을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 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다국적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주요 M&A 대상으로 종양학과 희귀질환, 비만 등을 지목했다.

제약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종양학 시장의 엄청난 성장 잠재력은 지난 5년 동안 기업의 M&A 지출을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종양학은 그 가치 및 규모면에서 기업 인수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특히, 2023년은 ADC와 같은 임상적 및 상업적 효과가 증명된 모달리티에 대한 인수가 주요 타깃이 됐는데 종양학 자산에 대한 M&A 투자는 652억 달러에 달했다.

종양학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규제 환경으로 다른 자산도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희귀질환 분야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같은 규제가 희귀의약품 가격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어 희귀질환 전문기업이 중요한 M&A 대상으로 관심으로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종양학에 이어희귀질환 분야가 가장 큰 인수 대상이 된 바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게임체인징 혁신기술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비만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심혈관계 질환이나 대사 질환에서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데이터도 검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뇨 및 비만치료제가 포함된 내분비 및 대사질환 치료제 분야의 시장은 향후 5년 내 78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M&A 화력도 이에 집중되고 있다.

리스크 완화를 위한 신약개발 후단계에 대한 M&A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큰 제약사들이 항상 미래 잠재력만을 보고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형 제약사들은 리스크가 낮고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M&A를 신약개발 단계별로 구분해 보면 임상 3상 및 출시된 단계에 대한 인수가 60%를 차지했다.

2022년 52%에 비해서는 확연히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후반 개발단계에 있는 기업 인수 추세는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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