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임시총회 개최…비대위 구성·위원장 선출, 운영위 위임키로
서울대·아산·세브란스 전공의, 파업 의사…12일 임총서 결정
박성민 의장 “끓는 참담함에 치욕스러워…정부 오만·독선 막자”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7일 의사협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7일 의사협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기로 발표하자 의료계의 파업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총파업을 위한 태세를 갖췄으며 전공의협의회도 임시총회를 열고 총파업을 결정하기로 했다.

총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설 연후 직후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의료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7일 의사협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당초 임시대의원총회는 설 연휴 이후인 17일 개최가 유력했으나 돌아가는 상황이 긴급해 비대위원회 체제 전환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대의원총회는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해 개최됐다.

재적 대의원 242명 중 대의원 170명이 참석해 성원된 이날 총회에서는 총 130명이 찬성해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다만 비대위원장은 선출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위임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의사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한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애완견에 채운 목줄처럼 이리저리 흔들며 시간을 보내다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목적 달성을 앞두고 싫증난 개 주인처럼 목줄을 내던지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한 직역의 인력을 일거에 70% 가까이 늘리겠다는 아수라 같은 발상은 유래없이 현직 의사회장의 사퇴를 불렀고 전 회원 가슴을 향한 칼날은 단말마조차 내기 힘든 고통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즉각적이며 실효적인 투쟁을 위해 가장 강력한 형태의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를 구성해 투쟁의 전권을 부여하겠다”며 “비대위에 투쟁의 전권을 부여하고 전면적이고 강력하게 대정부 투쟁에 돌입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전 회원의 동참과 대한의사협회 전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의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가 투쟁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모든 투쟁 수단에 관한 결정 권한을 위임할 것을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당장 총파업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사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수장이 사퇴했다. 끓어오르는 참담함에 치욕스럽다”며 “의료 역사에 가장 강력한 비대위 구성하고 회원 모두가 참여하는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 오만 독선에 경종 울려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비대위 체제 전환은 의결했지만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 선출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며 “집단행동 계획은 비대위가 구성된 후에야 가능하므로 다음 주는 되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이 비대위에서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관한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만큼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 선출이 마무리되는 설 연휴 이후 투쟁 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계 총파업 투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공의들도 의견수렴에 나섰다.

현재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총파업과 관련해 공식적인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동안 일부 수련병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집단행동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대전협은 최근 55개의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대 정원 증원시 전공의 86%가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특히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 파업 의사를 밝혔으며 그동안 총파업에 미온적이었던 서울아산병원도 집단행동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설 연휴 마지막날인 오는 12일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현안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발표, 보건복지부 집단금지 명령 등 작금의 사태에 대해 유감”이라며 “대한민국 의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총파업 등 투쟁은 설 연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집단휴진에 따른 진료 공백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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