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전협 회장, 20일 사직서 제출 예정…“지난 3년 우울·불행 시기”
한림의대, 4학년 동맹휴학 ‘만장일치’…“의료개악 저지 1년 아깝지 않다”
의대협, 동맹휴학 참여 설문조사 실시…“본격적인 단체행동 나설 것”

▲유토이미지
▲유토이미지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수련을 포기하는 전공의가 나오는가 하면 일부 의과대학에서는 동맹휴학을 결의한 것이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전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단 회장은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며 “그간 생사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며 병원을 떠날 의사를 밝혔다.

박단 회장은 사직서 제출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박 회장은 오는 2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3월 20일까지 30일간 근무한 후 세브란스병원을 떠날 계획이다.

이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9조에 의거한 전공의수련규칙표준안 제43조와 민법 660조를 준수하며 수련 계약서에 따라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박단 회장이 현 대전협 회장이라는 점이다.

박 회장이 전공의 신분을 내려놓는 즉시 대전협 회장직 또한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기 전인 3월 20일까지 회장직을 수행한다.

박 회장은 “오는 3월 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된다. 추후 보궐 선거 및 운영 방식은 회칙에 의거해 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임기를 충실히 마치지 못해 동료들한테 송구하단 말 전한다.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 의사를 응원하겠다.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 우리 모두의 무운을 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공의들의 수장인 박단 회장이 사직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의대생들이 중소 단위 규모의 단체행동을 시작했다.

한림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이하 TF)는 15일 SNS에 “한림의대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은 의견을 모아 ‘만장일치’로 휴학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며 “1년의 학업 중단으로 의료개악을 막을 수 있다면 1년은 결코 아깝지 않은 기간임에 우리는 동의했다. 이에 즉시 휴학서를 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가 의견을 총체적으로 묵살한 이번 의료개악이 현실이 된다면 다시는 의료선진국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한림의대 후배 여러분, 그리고 같은 의학 길을 걷는 전국 의대 학우 여러분, 우리 휴학이 ‘동맹 휴학’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동맹휴학 동참을 독려했다.

이처럼 한림의대에서 선제적으로 동맹휴학을 결의하고 나선 가운데 전국 40개 의대 학생으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집단행동을 시사했다.

앞서 의대협은 지난 13일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단체행동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의대협은 만장일치로 단체행동 추진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의대협은 전체 2만 의대생을 대상으로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의대협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현안에 대한 인식과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수일 내 최종 의결을 거쳐 동맹휴학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당국의 일방적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의 전면 철회를 촉구한다”며 “정부 당국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합리적, 과학적 근거로 의학교육의 방향을 고안해야 한다. 정부 당국이 독단적인 정책을 강행할 시 좌시하지 않고 미래의 교육환경과 미래의 환자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