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 자디앙, 좌심실 박출률 보존 임상결과 성공 여부 초점
선두 노바티스 엔트레스토·HF 앞서간 AZ 포시가…초미의 관심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내달 열리는 유럽심장학회(ESC)가 심부전 치료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심부전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시선이 ESC 2021로 향하고 있다.

이달 초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 릴리는 좌심실 박축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의 효과와 안전성을 알아본 EMPEROR-Preserved 연구의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HFpEF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복합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면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 측은 EMPEROR-Preserved의 전체 결과를 8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ESC 2021에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HFpEF는 좌심실 박축률(LVEF)이 40% 이상으로 유지되는 심부전 환자를 뜻한다. LVEF가 40% 이하로 감소된 심박출계수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게는 기존 일부 고혈압치료제나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등이 효과를 보인 반면 HFpEF는 치료제가 없다.

문제는 HFpEF가 전체 심부전의 절반에 달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엔트레스토의 허가사항을 의사 판단에 따라 ‘LVEF가 정상수치보다 낮을 때 사용할 수 있다’로 확대할 당시, 노바티스 측은 추가 혜택 환자를 미국에서만 200만 명으로 가늠했다.

즉 LVEF가 정상보다는 낮지만, 40% 보다 높은 환자 수가 200만 명에 달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연간 심부전 발생 환자는 6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EMPEROR-Preserved 전체 결과가 더욱 기다려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EMPEROR-Preserved 임상은 5988명의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자디앙 10mg 1일 1회 복용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진행했다.

탑라인의 발표가 전체 결과에서도 이어진다면 자디앙은 HFpEF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치료제가 된다.

자디앙은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EMPEROR-reduced 임상에서도 효과를 보여 유럽에서는 승인까지 받은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하면 내달 발표되는 전체 결과 내용에 따라 심부전 전체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자디앙의 임상 결과가 전 세계의 시선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자디앙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시험한 EMPA-REG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전체 결과에서 자디앙은 심혈관계 안전성과 혜택을 모두 입증하며 현장에 참석한 연구진의 관심을 끌었다.

이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심장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자디앙의 새로운 연구결과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엔트레스토로 연간 9억 달러(1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노바티스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혜택은 자디앙에게 뒤쳐졌지만 HFrEF에서는 앞서갔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아스트라제네카에게는 두려움이 될 수 있다.

탑라인 발표에서 EMPEROR-Preserved 임상의 책임연구원인 슈테판 앙커 독일 샤리테 CVK 대학병원 교수는 “다가오는 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될 결과는 심혈관계 질환 치료 영역에서 상당한 혁신이자 공중보건 문제로 부상 중인 좌심실 박축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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