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EROR-Preserved 탑라인 결과 공개…“1차 목표점 달성”
베링거인겔하임, “규제당국에 자디앙 임상 자료 제출할 것”
내년 승인 작업 착수…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제 탄생하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심부전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좌심실 박출률(LVEF) 보존 환자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치료 옵션이 부재하던 이 분야에서 SGLT-2 억제제가 의미있는 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6일(현지시간) 자사의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좌심실 박출률 40%가 넘는 심부전 환자(HFpEF)를 대상으로 진행한 EMPEROR-Preserved 임상연구의 탑라인(임상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지표 데이터)을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자디앙은 EMPEROR-Preserved 연구의 1차 목표점이었던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성인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복합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EMPEROR-Preserved 임상연구의 책임 연구원인 슈테판 앵커(Stefan Anker) 독일 샤리테 CVK 대학병원 교수는 “EMPEROR-Preserved 임상연구 결과는 심혈관계 치료 영역에서 상당한 혁신을 이뤄낸 것”이라며 “공중보건 문제로 부상 중인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의 새로운 희망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치료가 가장 까다로운 심부전 유형으로 여겨져 왔다”며 “기존 EMPA-REG OUTCOME 연구와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EMPEROR-Reduced 결과에 이어 이번 EMPEROR-Preserved 결과는 자디앙이 심부전 환자의 치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MPEROR-Preserved는 5,988명의 성인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위약군과 자디앙군(1일 1회 10mg)으로 나눠 진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 3상이다. 이 연구의 전체 데이터는 오는 8월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그간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전체 심부전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치료 옵션은 부족했다.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부전 치료제 임상연구가 번번이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부전 치료제의 대표 격인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역시 좌심실 박출률 45%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PARAGON-HF 임상에서 1차 목표점이었던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사후 분석에서 좌심실 박출률 57% 미만인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점이 뒤늦게 확인됐지만, 지난 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 약의 적응증 확대를 승인하면서 좌심실 박출률이 정상수치보다 낮을 경우 의사 판단에 의해 사용할 수 있다는 다소 모호한 내용만을 담아냈다.

SGLT-2 억제제 계열 가운데 자디앙보다 먼저 미국, 유럽과 국내에서 심부전 치료제 허가를 획득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를 아직 입증하지는 못했다.

베링거인겔하임 심혈관대사질환 사업부 대표인 와히드 자말 박사(Waheed Jamal, M.D.)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가진 성인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를 보여준 연구는 현재까지 없었다”며 “앞서 발표된 EMPEROR-Reduced 임상연구 결과까지 고려한다면 자디앙이 전체 심부전 스펙트럼에 걸쳐 환자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은 내년 각국의 규제당국에 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에 대한 자디앙의 자료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